[김관식 칼럼] 에니어그램과 인간 이해

김관식

에니어그램은 성격을 아홉 개의 유형으로 나누어 인간을 이해하려고 한 성격유형론으로 자기를 발견하는 데 유익하다고 생각되어서 소개한다. 에니어그램은 본래 돈 리처드 리소, 러스 허드슨의 『에니어그램의 지혜』라는 저서에 의하면 4,500여 년 전(BC 2500년)의 중동 지방(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 추정의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고 한다.

 

에니어그램이 우리에게 왜 필요한가 하면, 동양에서는 관상학으로 자신과 남을 이해하려고 했지만, 서양에서는 에니어그램으로 사람을 이해하려고 했다. 

 

관상학이 얼굴의 유형으로 성격을 진단했다면, 에니어그램은 철학적인 입장에서 “우리가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도구로 우리에게 자아를 초월하여 더 높은 상태의 의식 통합이 가능함을 깨우치도록 도와주고, 자신의 존재가 가지고 있는 보다 자유롭고 더 포괄적인 자질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에게 그러한 내용을 추구하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는 지혜의 도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려운 문제가 부닥쳤을 때 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는 당면한 문제를 더욱 풍요롭고, 더 만족스럽고 더 품위 있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에니어그램이 모든 해결책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자연발생적이고 자연스러운 덕목을 알려주고 선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에니어그램(Enneagram)이라는 어원을 살펴보면, 그리스어로 “아홉 개의 점이 있는 그림”을 의미하는데, 아홉을 뜻하는 에니어(ennea)와 도형이라는 뜻의 그라모스(grammos)에서 나온 말이다. 아홉 유형의 별칭으로 1번은 완벽주의자, 2번은 조력자, 3번은 성취가, 4번은 예술가, 5번은 관찰가, 6번은 후원자, 7번은 낙천가, 8번은 지도자, 9번은 조정자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성격 유형의 에니어그램은 강하고도 새로운 사고의 방식을 알려주고, 우리가 스스로 내면을 돌아보는 것과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도록 가르치고, 제자리에 고착되면 악순환에 갇힌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또한 에니어그램은 악순환의 특정 단계에 갇혀 있을 필요가 없으며 선택의 다양성을 가지고 있고 언제나 자유로우며 높은 단계로 옮길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기 스스로 단점이 되는 성격을 개조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에니어그램은 자신과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도구이다. 그러나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수용하며 성장한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얻거나, 한두 번의 결심,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는 오랫동안 자신에 대해 인식하고, 관찰, 기억하여 마침내 자신의 변형을 가져오는 것으로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 작업일 것이다. 

 

에니어그램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사람을 9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각각 세 개의 유형씩 묶어 머리, 가슴, 배, 세 유형으로 나눈다. 각 유형은 개인별 행동의 근원이 어디에서 오는지에 따라 나누는데, 머리 유형은 이성 또는 생각, 가슴 유형은 느낌, 또는 감정, 배 유형은 본능에 그 근원이 있다고 본다.

 

머리의 유형은 5, 6, 7번에 해당하고, 5번은 현명한 사람으로 분석적이고 끈기가 있고 현명하고 혼자서도 잘 지낸다. 지적으로 오만하고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두는 특성이 있고, 6번은 충실한 사람으로 책임감이 강하며 성실하게 협조를 잘한다. 따뜻하고 동정심이 많은 특성을 보이며, 7번은 즐거운 사람으로 재미있는 일을 즐기고, 자발적이다. 

 

어려운 상황을 회피하고 한 가지 일에 지속해서 집중하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 전체적으로 사고 과정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계획하여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특성이 있고, 주요 기능으로는 첫째, 정보수집, 계획, 이상적 모색을 하며 생각이 많고 이성적이다. 둘째, 미지의 결과에 대한 불안으로 지나치게 안전을 추구하거나 자기중심의 주관적 회피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보호한다.

 

가슴 중심은 2.3.4번에 해당하고, 2번은 베푸는 사람으로 친절하고 상냥하며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민감하다. 적응을 잘하고, 열정적이다. 소유욕이 강하고 남의 뜻에 지나치게 따르고 남을 조종하려 드는 특성이 있고. 3번은 유능한 사람으로 자신감 있고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며 성공 지향적이고 효율적이며 현실적이다. 높은 지위나 명성 있는 사람에게 잘 보이려 하고 지나치게 경쟁적인 특성이 있으며, 4번은 특별한 사람으로 따뜻하고 연민이 넘치고 표현을 잘한다. 

 

독특하고 창의적이며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고 세련됐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자의식이 강한 특성을 보이며 전체적으로는 타인에 대한 자신의 이미지를 중시하며, 대인관계 속에서 인정받기를 원하는 특성이 있으며, 주요 기능으로는 첫째, 감정적 경험, 정서적인 연관성, 주위에 예민하고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자신의 이미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둘째, 상황에 따라 평소와 달리 과도한 반응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고 표현한다. 

 

배 중심은 1, 8, 9번에 해당하고, 1번은 올바른 사람으로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이상주의적이다. 정돈되어 있고 완벽해지려고 에너지를 소모한다. 융통성이 없고 원리원칙에 얽매이고 남을 판단하고 비판하려 들고, 8번은 강인한 사람으로 솔직하고 권위 있고 정력적이다. 단호하면서도 관대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지니고 있다. 타협을 거부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하여 다른 사람들이 상처받는 특성이 있으며, 9번은 평온한 사람으로 수용적이고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고집이 세고 인내심이 크고 느긋해서 게을러지기도 한다. 자기주장을 하지 않지만, 수동적 공격성을 나타내기도 하는 특성을 보인다. 전체적으로 직관으로 행동하고, 현실을 중시하며 추진력 있는 행동과 책임감 있고 확고부동한 자세를 취하는 특성이 있으며, 주요 기능으로는 첫째, 움직임, 신체감각, 행동 또는 무 행동, 통제, 현재에 관심을 가진다. 둘째, 원칙중심의 강한 신념과 확고부동한 지혜로 일을 처리하며 분노를 표출하고 통제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보호한다.

 

자신은 물론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그 사람이 에니어그램의 어떤 성격 유형에 해당하는가를 파악하고, 자신을 먼저 발견하고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자아 실현을 해나가는 데 활용하고, 나아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데 에니어그램의 성격 유형을 파악하여 사람을 올바로 이해한다면 대인 관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4.02.05 09:48 수정 2024.02.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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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