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의 책]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높다 하리오

전승선 지음

사랑을 모르면 사랑을 할 수 없다

죽음만이 가장 안전하다. 삶은 늘 불안전하다. 평생 가족을 위해 산 부모는 늙으면 쓸모없어진 기계일 뿐인가. 인간에 대한 예의를 상실한 현대인들의 이기심을 통해 가족이라는 혈연으로 묶인 인간관계를 재조명한다. 강자의 위선은 부모와 자식 간에도 존재한다. 그런 시대에 사는 우리는 의무와 사랑 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맨다. 부모의 희생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자식들에게 효도라는 잣대를 들이밀 수 없는 세상이다. 그러나 묻지 않을 수 없다. 사랑을 모르는 당신은 사랑할 수 있는가. 전승선 작가의 신작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높다 하리오’는 자식이라는 강자의 위선을 말없이 바라볼 수밖에 없는 부모를 통해 인간 본질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성공한 자식들을 둔 청소부 아버지의 고독한 죽음은 이 시대가 안고 가야 할 불행이자 풀어야 할 숙제다.

 

한 사람의 인생은 우주에 대한 하나의 버전이다. 그 버전의 원본은 바로 나의 부모님이며 나는 부모로부터 우주를 선물 받은 것이다. 성공한 아들에게 비천한 청소부 아버지는 창피하고 거추장스러운 존재인가.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높다 하리오’는 자식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끝내 외면하는 아들을 통해 인간 본질에 대한 물음을 담았다. 한없이 주고 또 주어도 모자라는 부모라는 존재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가족 공동체가 무너지고 최소한의 가족 관계마저 소홀히 하며 정서적인 유대감은 약화되고 있다. 이 작품은 전통적 가족 관계를 회복하자는 것이 아니다. 사랑이라는 작은 씨앗을 심은 부모와 그 씨앗을 키우고 가꾸어 열매를 맺는 자식이 있어야 세상이 돌아간다고 믿는 우리들의 마음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작품이다.

 

전승선 지음 /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높다 하리오 [전자책] : 자연과인문 (naver.com)

 

작성 2024.02.27 09:33 수정 2024.02.2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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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