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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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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紅顔)만을 사랑한다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만해 한용운]
1879년 8월 29일-1944년 6월 29일, 충청남도 홍성출생, 승려이면서 독립운동을 했다. 독립선언서에 사인한 33명 중의 한사람이다. 일제 강점기 때 [님의 침묵]을 써서 저항문학에 불을 지폈고 불교를 통한 청년운동에 앞장섰다. 그리고 무능한 불교를 개혁하고 불교의 현실참여를 부르짖었다. [행인과 나룻배] [알 수 없어요] [찬송] [복종] 등 주옥같은 시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