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배 칼럼] 아르바이트의 명암

이윤배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을 비롯하여 대다수 국가의 법률은 근로자를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파트타임 근로자(part-time worker, 단시간 근로자 또는 시간제 근로자)와 풀타임 근로자(full-time worker, 통상 근로자 또는 전일제 근로자)로 나누고, 파트타임 근로자를 풀타임 근로자보다 소정 근로 시간이 짧은 자“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2년 1월 노동부가 발표한 지침에서 단시간 근로자 대신 ”시간제 근로자“라는 용어를 사용했고, 1997년 3월 개정된 근로기준법에서는 이를 다시 ”단시간 근로자“로 정의하였다. 이 같은 고용 형태의 다수는 고령층, 주부, 청소년 근로자 등 주변 근로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과 관련된 시간제 근로는 다른 용어들보다 ‘아르바이트’란 명칭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아르바이트(Albeit)는 원래 독일어로서 ”일하다“라는 뜻으로, 단기 또는 임시 고용돼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어사전에서는 아르바이트를 ”학생이나 직업인 등이 돈을 벌기 위해서 학업이나 본업 이외에 부업으로 하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아르바이트 종류도, 직종도 다양해 청소년은 물론 대학생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이 아르바이트에 뛰어든 직접적인 동기를 보면 첫째,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용돈 마련을 위한 아르바이트다.  둘째,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스스로 등록금을 해결하겠다는 등록금을 벌기 위한 아르바이트다. 셋째, 생계유지를 위한 아르바이트다. 이것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전통적으로 있어 온 아르바이트로서 소년 소녀 가장의 근로처럼 어려운 생계유지를 위한 것이다. 넷째, 장래 진로 설정을 위한 사회 체험 아르바이트다. 

 

그러나 이런 동기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아르바이트 자리가 한정적이고 많지 않을뿐더러 일부 삐뚤어진 아르바이트도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가출 청소년들이 유흥비나 생활비 마련을 위해 유흥업소 도우미는 물론 성을 팔기도 하기 때문이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쓰리잡'은 기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일명 '마루타 알 바'는 물론 '피 뽑기 알 바'로 불리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에 대거 지원하기도 하고 일부는 다단계 사업에 뛰어들기도 한다. 여학생들은 단란주점, 노래방 등 유흥업소 알 바도 서슴지 않고 있다. 아르바이트생들을 학대하거나 법이 정한 임금을 제때 제대로 주지 않는 등, 악덕 업주들의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노동력 착취와 갑질 또한 알게 모르게 심각하다. 

 

그러나 이에 반하여 미국이나 독일의 부모는 자신들의 자녀가 청소년기(teenager)에 접어들면 그동안 집안일을 돕고 용돈을 받던 소극적인 경제 활동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 즉 가정 이외에서의 사회 경험과 그들이 필요한 최소의 비용을 해결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경제 활동을 하기를 바라며 부모들이 먼저 자녀들에게 적당한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서 제안하기도 한다. 

 

청소년들도 부모의 제안에 따라 자신들이 필요한 최소의 용돈을 벌기 위해 주말이나 방과 후를 이용하여 시간제 일을 하는 것을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 까닭은 이러한 경험이 자신들이 향후 진로를 결정할 때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린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를 통해 사회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미리 쌓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미래 직업 선택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고용주들의 세심한 배려와 부모님들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특히 내 자녀가 아르바이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르바이트생들에게 갑질을 하거나 쥐꼬리만 한 임금을 착취하는 그 같은 파렴치한 행위는 삼가고 또 삼갈 일이다. 

 

 

[이윤배]

조선대 컴퓨터공학과 명예교수

조선대학교 정보과학대학 학장

국무총리 청소년위원회 자문위원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교 초청 교수 

한국정보처리학회 총무 부회장 

이메일 ybl1161@hanmail.net

작성 2024.04.16 02:09 수정 2024.04.16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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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