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 칼럼] 어떻게 낙천주의자 될 것인가

이태상

바로 잡는 옳은 방식: 왜 그 많은 아이디어가 실패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성공을 틀림없이 성취해 이룰 것인가’란 제목의 책이 2019년에 나왔다. 구글의 최초의 엔지니어링 디렉터이자 혁신 전문가로 실리콘밸리의 산실이라 불리는 미국 스탠퍼드 공과대학에서 아이디어의 설계와 검증, 혁신의 방법론을 강의해왔고, 구글의 명예 혁신 전문가로서 다수의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내 혁신 워크숍을 이끌고 있는 알베르토 사보이아의 저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비유한다. 

 

아무리 좋고 뛰어난 상품이나 서비스도 새로 부화된 바다거북이 새끼와 같아서 육식 동물 포식자들에게 잡아 먹히기 십중팔구다. 세상이란 ‘시장’도 자연생태계와 같다는 말이다. 

 

실제로 그가 ‘시장 실패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이 법칙에 따르면 새로운 아이디어의 90%가 설혹 실수 없이 완벽하게 집행 완수될 때라도 자본주의 갈매기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며 어떻게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지 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책 제목에 있는 바로잡을 상대 대상물로서의 ‘그것’은 성공할 기회를 제공할 하나의 개념을 의미한다. 기존 대기업에서든 이제 막 출범한 벤처 소기업에서든 많은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첫걸음을 잘못 뗀다는 것이다. 

 

그 한 예로 시장조사다 포커스구룹의 의견이다. 즉흥적인 선호, 신뢰, 예측, 판단 등 오리무중 같은 안개구름 속에서 너무 오래 헤매다가 ‘사고지’라는 늪에 빠져 가라앉게 된다고 한다. 이 ‘사고지’의 또 하나의 위험한 맹점은 좋고 나쁘고 간에 비슷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관한 다른 사람들의 경험에 의존하는 것으로 “‘사태를 바로잡는 일’은 추론이나 유도 유추할 수 없다”는 것이고, “실험을 통해 발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성공할 만한 아이디어 ‘판별법’을 내가 단 한마디로 요약해 보자면, 사업이든 인생살이든 각자가 자신의 모험을 스스로 해 보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아닐까. 자, 그럼, 우리 각자는 각자의 모험을 어떻게 해 볼 것이며 그것도 결과에 구애받지 않는 낙천적인 모험을 할 수 있을지 생각 좀 해 보리라. 

 

니체는 우리 모두 나그네가 되라고 한다. 그것도 어떤 목적지를 향해 가는 여행객이 아닌 나그네 말이다. 왜냐하면 인생의 최종 목적지란 없기 때문이다. 니체는 또 이렇게 말한다. “너 자신을 위한 높고 고상한 목표를 세워라. 그리고 그 목표를 추구하다 죽거라.” 이 말은 성취할 수 있는 이상은 이미 이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아닌가. 니체가 이상주의자라면 에픽테토스는 현실주의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대 그리스의 노예 출신으로 스토아학파 철학자인 에픽테토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내가 죽어야 한다면 당장 죽겠다. 그러나 좀 있다가 죽으라면, 난 점심부터 먹을 것이다. 점심때가 되었으니까. 죽는 일은 그다음이니까.”

 

영화 대사 하나가 떠오른다.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이 1811년에 쓴 소설 ‘이성과 감성’을 각색해 만든 미국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From Prada to Nada (명품에서 쪽박 인생으로)’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베벌리힐스의 부유한 가정에 살던 노라와 메리 자매가 갑작스런 부친의 사망으로 빈촌에 사는 외숙모 집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어떻게 사느냐고 묻자 노라는 이렇게 말한다.

 

“아시겠지만, 나는 바퀴벌레처럼 어디서든 잘 살 수 있어요.”

 

아! 이처럼 큰 그림에서 보자면 매사는 사소한 일이다. 그리고 양면이 있으며, 모든 것이 경이롭고 아름다운 일이다. 이상주의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현실주의자가 될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사항이겠지만, 동시에 둘이 다 됨으로써 낙천주의자가 될 수 있으리라.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

이메일 :1230ts@gmail.com

 

작성 2024.04.20 09:01 수정 2024.04.20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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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