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현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오월이다. 오월은 청보리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남녘의 봄은 청보리의 푸른 물결이 파도처럼 밀려오면서 우리 마음의 그리움도 함께 밀려오게 한다. 시인 묵객들은 청보리밭을 거닐며 시상을 떠올리고 자연파 화가들은 이 봄을 부지런히 화폭에 담는다.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라며 입속을 걸어 나오는 ‘보리밭’ 노래를 흥얼거려 본다. 이 보리밭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자연은 말 없는 경전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자연은 풍경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된다. 오월의 보리밭을 걷는 나그네가 되어본다.
가곡 ‘보리밭’은 박화목 시인이 지었고 작곡은 윤용하 선생님이 만들었다. 6·25동란이 일어났던 1952년 부산에서 처절한 피난 생활을 하던 중에 작곡했다고 하다. 어렵고 힘든 시절 희망은 노래를 싣고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졌을 것이다.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
고운 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저녁놀 괸 하늘만 눈에 차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