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치자꽃

하명례

 

치자꽃

 

 

생일날 남편과 다솔사 봉일암을 찾았습니다. 

스님이 주시는 연녹색 말차를 시작으로

직접 재배하고 덖어서 만드신 황봉운하(鳳雲霞)

대접만 한 고려청자에 담아서 마시고

엄지손가락만 한 백자기에 이르도록

셈도 없이 마십니다.

 

물고문이라 하셨지만

귀의하여 마시니 온몸이 따듯해지고

눈이 밝아지는 황홀함이 따라왔습니다.

오늘 밤은 쪽잠을 자지 않아도 될까

미륵반가상 부처님을 중심으로

절 밖의 울타리 되어 두런두런 크고 있는 차나무들

 

치자 꽃향기 풍기는 아침

스님이 손수 끓이신 누룽지

찻상 한편 대나무 가지에 꽃이 되어

홀로이 웃고 있는 치자꽃 한 송이 

손님을 모시려고 마음 쓰신 정성이 

만들어 낸 작품입니다

 

 

[하명례]

시인

양천문인협회 회원

 

작성 2024.05.13 09:23 수정 2024.05.1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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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