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치자꽃
생일날 남편과 다솔사 봉일암을 찾았습니다.
스님이 주시는 연녹색 말차를 시작으로
직접 재배하고 덖어서 만드신 황봉운하(鳳雲霞)
대접만 한 고려청자에 담아서 마시고
엄지손가락만 한 백자기에 이르도록
셈도 없이 마십니다.
물고문이라 하셨지만
귀의하여 마시니 온몸이 따듯해지고
눈이 밝아지는 황홀함이 따라왔습니다.
오늘 밤은 쪽잠을 자지 않아도 될까
미륵반가상 부처님을 중심으로
절 밖의 울타리 되어 두런두런 크고 있는 차나무들
치자 꽃향기 풍기는 아침
스님이 손수 끓이신 누룽지
찻상 한편 대나무 가지에 꽃이 되어
홀로이 웃고 있는 치자꽃 한 송이
손님을 모시려고 마음 쓰신 정성이
만들어 낸 작품입니다
[하명례]
시인
양천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