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님, 박사 논문에 표절 의혹이 있습니다. 인정하십니까?”
“과거에는 관례였습니다.”
예리한 질의에 사과는커녕 온갖 핑계를 댄다. 뻔뻔함의 극치인 경우가 허다하다. 여의도에서는 노루 뼈를 고아 먹듯 심심하면 학위 논문 표절을 들고나온다. 사실이든 아니든 폭로해 놓고 본다. 후보자의 윤리 도덕적 가치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금은 사소하리만큼 일부분의 실수조차 허용하지 않고 발목을 잡는 시대이다. 선한 일은 평생 동안 행하여도 부족하지만, 표절과 같은 나쁜 행위는 단 한 번만 행하여도 그 행위가 사라지지 않고 꼬리를 물고, 그 꼬리에 다시 꼬리를 문다.
“위장 전입입니까? 아닙니까?”
인사 청문회에서 흔하디흔하게 듣는 말이다.
나라에서 큰일을 할 사람이라면 젊을 때부터 자기 관리와 주변 관리를 잘해야 한다.
‘위장 전입쯤이야!’ 이런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 하는 투명한 시대이다. 위장 전입은 중범죄가 아니지만, 주민등록법 위반은 맞다. 우리가 법으로 정해 놓은 것을 위반하는 행위는 작지만 나쁜 일이다. 젊을 때 단 한 번의 작지만 나쁜 행위가 온갖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의혹을 재생산하게 하고 눈덩이처럼 부풀리게 만든다. 인사 청문회에서 이런 일이 한 건이라도 있으면 발목을 잡고 또 잡아 넘어뜨리려고 한다.
위장 전입을 한 이유가 뭘까? 답은 뻔하다. 자녀 교육 아니면 부동산 투기 목적이다. 물론 다른 목적의 위장 전입도 있다. 하지만 위장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법을 위반한 행위라서 후보자가 주장하는 사실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후보자들이 젊었을 때 위장 전입은 아주 사소한 일이었다. 지금의 도덕 기준에서는 공직 후보에서 중도 탈락하기도 한다. 이 같은 사례들이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의 무게를 잘 생각해야 한다.
시대에는 젊을 때부터 공직에 나갈 생각이 있든 없든 아주 사소한 일 하나하나까지도 투명하게 살아야 한다. 훗날 사소한 일로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투명한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에 발맞추어 투명한 삶을 살아야 한다. 아주 사소한 일부터 슬기롭고 지혜롭게 대처하고 대응하는 자세를 겸비해야 한다.
작은 일이라도 나쁜 일은 행하지 말아야 한다. 작지만 나쁜 일이 훗날 오래도록 자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신기용]
문학 박사.
도서출판 이바구, 계간 『문예창작』 발행인.
대구과학대학교 겸임조교수, 가야대학교 강사.
저서 : 평론집 7권, 이론서 2권, 연구서 2권, 시집 5권,
동시집 2권, 산문집 2권, 동화책 1권, 시조집 1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