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백장미

김동욱

 

백장미

 

 

하얀 망토 입고 물 위를 거니는 매혹적 자태에

삶의 길 바삐 걸어가던 사내들

가야 할 길 멈추어 넋 잃고 바라보는데

 

영혼이 산책하는 자유 잠시 버리게 하고

잠 못 이루는 사연 만들어 나그네에게 안겨주는 

옹달샘 솟는 골 깊은 보조개 머금은 여인이여

 

비밀을 깊이 감춘 커튼처럼 짙은 속눈썹 사이로

은근히 뿜어내는 은밀한 유혹

가슴속 깊이 은근하게 감추고

투명하고 하얀 속살 드러날까 수줍어하며

겹겹이 걸친 옷매무새

 

어느 재단사가 만들었는지

재봉선 하나 보이지 않는

신의 경지에 이른 섬세한 바느질 솜씨

 

우아한 그 여인이 짙은 속눈썹 들어 올리며

얼굴 살며시 들어 나를 바라볼 때면

뜨거운 유혹의 눈빛에 숨이 멎었고

 

품 안에 은밀하게 숨긴 가시는

외유내강의 여인 보아도

본능 자제해야 함을 가르쳐주었네.

 

 

[김동욱]

시인

양천문인협회 회원

 

작성 2024.06.28 09:29 수정 2024.06.2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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