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숙의 시의 향기] 서늘을 찾습니다

민은숙

 

서늘을 찾습니다

 

 

빨간 이층 버스와 전화부스는

손톱과 속살 사이 초음파

읽은 해가 지지 않는

영국 장미로 이방인에게 무늬만 남겼다

 

우산이 빗방울로 일상을 인스타 하듯

가까이한 영국, 지난 363년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고

코드 꽂을 일 없는 가전이 멀리했던

불볕더위가 세인트 제임스 공원을 인질 삼고

영국을 침공했다.

 

낯선 온도에 날 선 철로

허릴 휘며 뼈가 부러져 나가고

 

타버린 날개로 하늘길 잃은 활주로 방황하다

비틀려 비딱해졌다

 

먹는 물은 먹는 물

물이 심벌즈가 되어 기도를 조여오고 있다

 

노아는 방주가 망가졌고

소는 고칠 줄 모른다

 

온실가스가 송곳니를 드러내

영국을 삼키려 달려든다

불가능한 온도는 없다 팔다리를 늘려 서늘한

오늘을 씹어먹으려 한다

 

송곳니는 물리면 피도 눈물도 없다는데

 

어찌할까

나아갈까, 멈출까

선택지는 허공에 던져진 주사위가 아닌데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코스미안상 수상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당선

환경문학대상
직지 콘텐츠 수상 등

시산맥 웹진 운영위원
한국수필가협회원
예술창작지원금 수혜

이메일 sylvie70@naver.com

작성 2024.07.10 08:57 수정 2024.07.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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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