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의 영화에 취하다] 겨울왕국

최민

The wind is howling like this swirling storm inside 내 안에 부는 거친 폭풍을

Couldn't keep it in, heaven knows I tried 애를 썼지만 막을 수 없어

Don't let them in, don't let them see 마음 열지 마, 들키지 마

Be the good girl you always have to be 착한 모습 언제나 보여주며

Conceal, don't feel, don't let them know 철저하게 숨겼는데

Well, now they know 들켜버렸어.

Let it go, let it go 다 잊어, 다 잊어

Can't hold it back anymore 이젠 참지 않을 거야

Let it go, let it go 다 잊어, 다 잊어

Turn away and slam the door 문을 열고 나아갈 거야

I don't care what they're going to say 괜찮아 누가 뭐라 해도

Let the storm rage on 폭풍 몰아쳐도

The cold never bothered me anyway 추위 따윈 두렵지 않다네

 

여름을 이기는 방법 중에 가장 핫한 방법은 겨울 영화를 보는 것이다. 오싹한 공포영화보다 신나고 즐겁고 행복한 영화가 무더위를 이기는데 제격이다. 2014년 1월 16일에 우리나라에 ‘겨울왕국’이 개봉되자 주제곡인 ‘Let It Go’가 각종 미디어를 통해 유행하면서 전 국민의 노래가 되었다. ‘Let It Go’라는 이 경쾌한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한 어린애부터 팔십이 다 된 노인까지 ‘Let It Go’를 부르며 겨울왕국에 빠져들었다. ‘겨울왕국’의 엘사가 어린이들의 히어로로 떠오르며 각종 문화상품으로 대박 터트렸다. 역시 자본의 힘은 위대했다. 월트 디즈니가 야심작으로 ‘겨울왕국’을 내놓으니 전 세계가 열광했다. 우리는 그해 겨울을 디즈니가 생산해 낸 문화를 소비했고 그 문화에 푹 빠져 ‘Let It Go’를 목청 높여 불렀다. 

 

‘겨울왕국’은 전통적인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틀을 깼다. 남녀의 사랑 이야기나 선과 악의 대결 구도를 과감하게 벗어버리고 두 자매의 갈등과 화해와 사랑을 그렸다. 나약한 여자가 아니라 강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여성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고통에 처한 여자를 왕자가 구해주는 구도에서 벗어나 여성 스스로 갈등과 고난을 극복하고 진정한 자신으로 우뚝 서는 여성상을 제시하고 있다.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을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이야기의 구성은 다르다.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해 내는 리더의 모습을 그려냈다. 바야흐로 여성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겨울왕국’의 내용은 엘사와 안나 자매가 만들어 가는 갈등과 화해에 관한 이야기다. 애니메이션 영화답게 복잡하지 않고 간단명료하다. 최고의 친구이자 자매인 엘사와 안나는 둘도 없는 조력자다. 태어날 때부터 마법의 힘을 가지고 태어난 언니 엘사는 동생 안나를 실수로 다치게 한다.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안나는 트롤에게 치료받지만, 사고에 대한 기억은 머릿속에서 지워지고 언니 엘사를 예전처럼 대한다. 그러나 엘사의 숨어 있는 엄청난 힘은 그대로여서 결국 왕과 왕비는 자신의 힘을 조절할 수 없게 된 엘사를 방에 격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여행 중이던 왕과 왕비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게 되고, 엘사는 왕위를 물려받는다. 대관식에서 안나는 처음 본 이웃 나라 왕자와 결혼하겠다고 엘사에게 선언하는데, 당황한 엘사는 숨겨두었던 마법의 힘이 드러난다. 이에 절망한 엘사는 자유로워질 것을 결심하고 왕국을 떠난다. 안나는 얼음장수 크리스토프와 올라프의 도움으로 엘사를 찾아내지만, 또다시 엘사의 마법으로 치명적 상처를 입는다. 안나는 위험에 처한 언니 엘사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언니 엘사 역시 동생 안나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확인한다. 가족에 대한 진실한 사랑을 깨닫게 된 엘사와 안나는 마법의 힘을 통해 생명을 되찾고 왕국은 다시 봄이 찾아오며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겨울왕국은 우리가 어릴 때 읽었던 안데르센의 명작 ‘눈의 여왕’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영화다. 세계 어린이들의 가슴에 남아 있는 ‘눈의 여왕’을 떠올리며 겨울왕국을 감상하면 좋은 영화다. 물론 공통점은 거의 없지만 캐릭터가 주는 강렬함이나 마법 같은 겨울과 눈 오는 풍경만으로도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북유럽 공주 특유의 의상이나 몸짓 말투 등이 유럽의 동화를 읽고 자란 사람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결국 ‘사랑은 두려움을 이긴다’라는 메시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인 셈이다.

 

“한때 나를 지배했던 두려움도 이젠 날 괴롭힐 수 없어”

“안녕. 나는 올랄프야. 나는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을 좋아해”

“널 구하기 위해 진실한 행동을 해줄 사람을 찾을 때까진 안 떠나!”

“사랑이란 다른 사람이 원하는 걸 네가 원하는 것보다 우선순위에 놓는 거야”

 

겨울왕국의 명대사들은 지금도 가슴에 남아있다. “안녕 나는 울랄프야 나는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을 좋아해”라고 울랄프가 말할 때 내 가슴이 막 따뜻해져 오는 걸 느꼈다. 나도 누군가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날이 올까. 어린이 왕국인 월트 디즈니의 53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인 ‘겨울왕국’은 판타지 세계로 우리를 초대했다. 인생을 알 나이에 접어든 지금 나는 이 엄혹한 세상을 피해 다시 판타지 세계로 다시 떠나고 싶다. ‘Let it go, let it go Can't hold it back anymore’를 목청 높여 부르며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아닌 ‘행복하니까 청춘이다’를 외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최민]

까칠하지만 따뜻한 휴머니스트로 

영화를 통해 청춘을 위로받으면서

이제 막 한 걸음을 뗀 칼럼니스트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플로리스트로 꽃 속에 살다가

밥벌이로 말단 공무원이 되었다. 

이메일 : minchoe293@gmail.com

 

작성 2024.07.11 10:02 수정 2024.07.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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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