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익숙한 것과의 결별
푹 젖은 장마철 장판 아래 숨은 지폐는
햇볕 쨍쨍한 며칠이 지나도
찌르는 쿰쿰한 냄새를
지울 수도 도려낼 수도 없었다
깨끗한 정수기 물이 돕겠다고
오지랖 두 팔 덤벙거려도 여름이
뼈마디에 박힌 정화는 어림없었다
새로 태어나거나 온몸을 흐르는
계곡의 내장가지 개운한 폭포수로
참선이 버린 수행 쪼가리 주워 먹었다
템플 스테이 마치고 귀가하는 날
마주친 황토물 그득한 아기리 크게 벌리고
위협하는 이무기가 반가웠다
친근하고 편안한 황토가 뭐라고
튀어나온 용수철 스프링이
앞서가고 있다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코스미안상 수상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당선
환경문학대상
직지 콘텐츠 수상 등
시산맥 웹진 운영위원
한국수필가협회원
예술창작지원금 수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