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인간에 대한 믿음

고석근

우리는 영적인 경험을 하는 인간이 아니다. 우리는 인간 경험을 하는 영적인 존재이다. 

 

- 테야르 드 샤르댕 

 

 

어제 고가도로를 올라가는데, 한 할머니가 내게 손수레를 저 위까지 올려달라고 부탁했다. 순간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얼마 전에 본 영화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한 젊은이가 손수레를 끌고 가는 할머니를 도와주었다가 할머니에게 당한 슬픈 이야기.

 

‘설마 이 대낮에…….’ 

 

나는 할머니의 손수레를 고가도로 위까지 끌고 올라갔다. 이런 소소한 도움조차 주기가 두려운 세상이다. 어떤 상상조차 하지 못한 덫에 걸릴지 모르니까. 그렇다고 무조건 사람을 의심부터 하고, 전혀 남을 도와주지 않고 살아가면, 우리의 영혼이 망가진다.  

 

영혼(Self)이 망가지면, 우리의 삶 전체가 무너진다. 인간은 영적인 존재이니까. 영혼이 우리의 본질이니까.

 

인간의 영혼은 전 우주만큼 고귀하다. 우리는 영혼은 완전히 믿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자아(Ego)는 믿기 힘들다.  

 

자아는 ‘세상에서 만들어진 나’이기에, 언제든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악마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이 자아를 항상 경계해야 한다. 

 

 

비 앞에 가만히 멈춰선 

텅 빈 그녀의 얼굴 속에서 

그녀의 영혼이 비를 맞고 있다 

 

 - 황인숙, <비야, 그녀를 아물게 해라> 부분 

 

 

사람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영혼이 보일 때가 있다. 가장 힘들 때다. 그때 우리는 하나가 된다. 우리는 이 순간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

 

작성 2024.07.25 10:38 수정 2024.07.25 10:43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한별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동영상 더보기
건강빵을 든든하게
우노스 밤밤프로마쥬!! 신메뉴
"무서워서 가겠냐"…원색적 비난 쇄도에 고통받는 밀양시 #JTBC #Sh..
밀양 119 또 다른 가해자 근황
[]밀양 사건 가해자들에게 연락없었나? 나락 보관소 "있었어요!"
"사적 제재 과연 옳은가?" ...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 공..
쇠파이프남 신정현 #밀양사건 #나락보관소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 줄줄이 퇴사...당시 경찰 팀장 “내가 한 ..
밀양 사건 나락보관소
밀양 119 또 다른 가해자 근황
장재형목사 - 옥합을 깨뜨린 사랑
신검단 로열파크씨티2ㅣ 약 8천만원 상당 풀옵션 무상제공 #신검단로얄파크..
고양 더샵 포레나ㅣ GTX-A 대곡역 이용시, 서울역 12분· 삼성역 1..
유활의학 마크할용 뇌기능 활성화법
열병식에 등장한 여성민병대, 천안문 들썩!
이효석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