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선의 연작詩] 새까만 선글라스를 즐겨 쓰는 친구 (97)

전승선

 

새까만 선글라스를 즐겨 쓰는 친구 (97)

 

 

아무 일 없는데 저절로 즐거워진다면 

선한 친구가 가까이 있다는 증거라네

밭고랑처럼 패인 이마는 훈장이 되어 

시간이란 놈이 헐렁헐렁 지나가고 있네

평생 농사지으며 땅과 씨름한 것밖에 없지만

인간의 품위를 잃지 않고 험난한 강을 건넜네!

밭 갈다가 힘들면 나무 그늘에 앉아 막걸리 한잔 

친구 만나 어우렁더우렁 놀다가 막걸리 또 한 잔

새까만 선글라스 즐겨 쓰는 선하고 선한 친구는

삶의 절망을 이용하지 않고도 진리의 눈을 떴다네

혼자 우뚝 솟은 나무는 비바람을 피할 수 없는 법

흐르는 강물에 두 번 발 담그는 건 욕심일 뿐이라며

새까만 선글라스 뽐내며 읍내 오일장에서 웃네

웃는 친구 새까만 선글라스 친구 아름다운 그 친구

행복 없는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라며 웃네

죽음 없는 죽음이 진정한 죽음이라며 또 웃네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살다 보니 가슴 뛰었다며

어두운 밤이 있었기에 별을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마음의 평온함에 삶의 전부가 담겨 있노라고 하네

 

“그대, 새까만 선글라스 속에서 웃고 있는 태양”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

작성 2024.08.12 09:27 수정 2024.08.1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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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