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숙의 시의 향기] 오래된 고백

민은숙

 

오래된 고백

 

 

서쪽이 길쭉한 눈을 빛내고 있다

 

저녁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이 고개 숙인다

 

햇빛의 붉은 화인마다

기하학무늬가 돋아난다

 

기웃거리는 어제가 가난한 기억을 파고든다

 

한때 공들였던 시간들이 잘려 나가면

 

고여 있는 오래된 슬픔도 몇 인치가 줄어든다

 

당신의 눈매가 홀쭉해질 때마다 푸른 빛을 잃어가는 저녁

 

한쪽이 사라지면

다른 쪽이 나타나는

개와 늑대의 시간

 

당신은 혼잣말로 시드는 붉은 언어들

 

오래된 고백이 버려지는 것을 서쪽은 알고 있을까

 

탱탱한 설렘이 피어나고 있다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코스미안상 수상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당선

환경문학대상
직지 콘텐츠 수상 등

시산맥 웹진 운영위원
한국수필가협회원
예술창작지원금 수혜

이메일 sylvie70@naver.com

작성 2024.08.14 09:02 수정 2024.08.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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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