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선의 연작詩] 씹선비들의 참회 (96)

전승선

 

씹선비들의 참회 (96)

 

 

쓸데없이 진지해서 미안하고

쓸데없이 고상해서 미안하고

쓸데없이 따져대서 미안하네

과도하게 예의범절 지적하고

과도하게 하나하나 비판하고

과도하게 위선떨어 미안하네

그러니까 말끝마다 정신승리

그러니까 적반하장 내로남불 

그러니까 진지병에 관심구걸 

이제서야 알아차려 참회하네

 

씹선비의 늪에 빠진 도명을 보며 흰소는 웃음이 났다. 젊은이들이 화가 나서 먼지 나게 패고 싶은 놈이 있다면 그자가 씹선비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는 것처럼 인간관계란 마주 오는 거센 태풍을 맞아본 사람만이 알게 되는 실상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사랑하는 것은 진정한 사랑에 접근도 못 한 사람이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까지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사랑이란 사랑할수록 맑아지고, 밝아지고, 빛나고 거룩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순리자여! 

 

나이를 버려야 나를 내려놓을 수 있듯이

단점을 인정해야 장점을 찾을 수 있듯이

비판을 받을 줄 알아야 비판할 수 있듯이

존중할 줄 알아야 존중을 받을 수 있듯이

잘못을 인정해야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다네

물이 깊어야 물고기가 모이는 법이지

공감해야 공감받을 수 있는 법이지

긍정해야 긍정을 받을 수 있는 법이지

사랑을 알아야 사랑을 할 수 있는 법이지

어리석은 지식의 대장을 따라가지 말고

현명한 지혜의 대장으로 앞장서서 가면

고귀함이나 박애라는 미끼를 물지 않고도

존재의 불만족에서 벗어나 대자유를 얻게 된다네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

 

작성 2024.08.19 09:16 수정 2024.08.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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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