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미친 하늘
시도 때도 모르게 풀어져 있다
텅 빈 화원이 얼마나 시렸으면
계절을 읽다 놓친 것일까
심장이 고장 난 그이는
꽃을 넘보는 황소 보고 뒷걸음친 걸까
소나무 톡톡 두드리는 솜털 같은 봄날에
날개로 가른 새가
한낮을 털어내고 있다
아랫것들,
나 여기 있다
사랑이 풀린 시선들에 경종을 울리는 저
머리 헝클어진 하늘
가냘픈 봄이 에인다
삭풍처럼 나를 속이는 저 눈빛은
빠져들 수밖에 없는 깊은 늪
가끔은 그도 캄캄해지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코스미안상 수상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당선
환경문학대상
직지 콘텐츠 수상 등
시산맥 웹진 운영위원
한국수필가협회원
예술창작지원금 수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