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숙의 시의 향기] 미친 하늘

민은숙

 

미친 하늘

 

 

시도 때도 모르게 풀어져 있다

 

텅 빈 화원이 얼마나 시렸으면

계절을 읽다 놓친 것일까

 

심장이 고장 난 그이는

꽃을 넘보는 황소 보고 뒷걸음친 걸까

 

소나무 톡톡 두드리는 솜털 같은 봄날에

날개로 가른 새가

한낮을 털어내고 있다

 

아랫것들,

나 여기 있다

 

사랑이 풀린 시선들에 경종을 울리는 저

 

머리 헝클어진 하늘

가냘픈 봄이 에인다

 

삭풍처럼 나를 속이는 저 눈빛은

빠져들 수밖에 없는 깊은 늪

 

가끔은 그도 캄캄해지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코스미안상 수상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당선

환경문학대상
직지 콘텐츠 수상 등

시산맥 웹진 운영위원
한국수필가협회원
예술창작지원금 수혜

이메일 sylvie70@naver.com

작성 2024.08.28 09:21 수정 2024.08.2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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