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 나타나는 월명포(月明浦)라는 곳은 현재 지명으로 어디일까? 우선 월명포(月明浦)가 언급된 『난중일기』 기록부터 살펴보자.
1594년 8월 15일(경신) 맑았다. 식사를 한 뒤에 배를 출발하여 원 수사(원균)와 함께 월명포(月明浦)에 이르러 숙박을 하였다.
1594년 8월 16일(신유) 맑았다. 새벽에 출발하여 소비포에 이르러 배를 정박하였다. 아침식사를 한 뒤에 돛을 펴고 사천 선창에 이르니 기직남(사천현감)과 곤양군수(이광악)가 왔다. 그대로 숙박을 하였다.
이순신 장군은 1594년 8월 12일 도원수 권율이 보낸 전령을 받았는데, 권율은 전령을 통해 같은 달 17일에 사천에서 만나 논의하자는 뜻을 전하였다. 이순신 장군은 8월 15일 한산도를 출발하여 월명포에서 숙박을 하고 다음날 소비포(지금의 경남 고성군 하일면 동화리)를 거쳐 사천에 이르렀다. 『난중일기』의 내용을 살펴보면 월명포의 위치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대략 고성의 남부 해안에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월명포의 지명은 안방준(安邦俊, 1573~1654년)이 저술한 「부산기사」에 수록된 당포해전 기록에도 등장한다. 다음은 그 해당 기록이다.
그날 저녁에 고성의 솔비포에 머물렀다. 밤에 적선 5척이 당포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나아가 습격하려고 당포의 옆쪽으로 하나의 작은 해협 사이에 있는 월명포(唐浦之傍 隔一小峽 有月明浦)에 여러 배를 숨겨놓았다. 26일 해가 뜰 무렵에 좌·우 척후선을 파견하여 당포로 들어가 깃발을 올리고 북을 두드리며 나아가게 하니, 적들이 크게 놀라 당포로 되돌아갔다. 이순신이 좌·우 척후선 및 좌부·전부의 6～7척의 배로 하여금 추격하게 하니, 적이 많이 패하여 죽고 육지로 내려 달아났다.
위 「부산기사」의 기록은 월명포가 당포(지금의 경남 통영시 산양읍 삼덕리) 근처에 있는 해협 사이에 위치해 있다고 비교적 자세히 묘사하였다. 월명포는 1843~1865년경에 쓰여진 『통영지』의 「산천(山川)」조에도 나타나는데, 통제영(지금의 경남 통영시 문화동)에서 서쪽으로 20리 당포 경계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월명포의 위치에 결정적인 단서를 줄 수 있는 지명이 있다. 바로 월명도(月明島)라는 지명으로서 조선시대 고지도에 등장한다.
위 지도를 살펴보면 당포 서쪽 지역의 해안가에 월명도가 있고, 월명도 옆에 오비도(烏飛島)라는 섬이 있다. 월명도와 오비도는 현재 그 지명이 존재하는 섬으로서 경남 통영시 산양읍 풍화리에 있는 곳이다. 다음은 풍화리 일대를 보여주는 현대 지도이다.
월명도와 오비도 위쪽은 해협으로 이루어져 있고 해협 안쪽에는 수월마을이라는 곳이 있다. 이 수월마을의 위치는 「부산기사」에 나타난 월명포의 지리 묘사(당포의 옆쪽으로 하나의 작은 해협 사이에 있는 월명포-唐浦之傍 隔一小峽 有月明浦)와 거의 일치한다. 또한 수월마을은 『통영지』에 기록된 월명포의 위치 ‘서쪽으로 20리 당포 경계에 있다.’는 내용과도 부합한다.
2018년도에 출간된 『통영시지』에 따르면 수월(秀月)마을의 지명은 옛날 숭어(秀魚)를 잡는 어장이 크게 형성된 포구의 토박이지명인 ‘숭어들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또한 마을 앞에 있는 월명도와 함께 바다에 비치는 달의 경치가 빼어나게 아름다운 것에서 유래했다는 지명유래설도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종합해보면 월명포는 수월마을로 비정(比定)할 수 있다.
[이봉수]
이순신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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