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망원시장을 찾았다. 전통시장치고 이만한 규모를 자랑하는 시장이 서울에 그리 많지 않다. 집 가까이에 있다면 자주 오겠지만, 전철을 타고 와야 하는 거리라 가끔 친구를 만나러 올 때나 찾는 곳이다.

오늘도 마침 근처에 사는 후배를 만나러 왔다. 예전에는 없던 '우이락'이라는 전집이 눈에 띈다. 시장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깔끔한 외관이다. 망원시장 안쪽, 오다가다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가게 내부는 깔끔하고 아늑한 분위기다. 전통시장 안에 있는 술집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정돈되어 있다. 벽에는 막걸리통으로 장식이 되어 있는데, 각각 다른 색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가게의 개성을 잘 나타낸다.

우이락에서는 막걸리 주전자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기본 찬으로는 청양고추와 고춧가루가 들어간 양파간장, 그리고 양파무침이 나온다. 이것만으로도 막걸리 한 잔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깔끔하게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맛이다.

홍어무침은 옆 가게에서 가져온다고 한다. 그 집이 유명한 곳이라는데, 삭힌 홍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냥 양념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빨간 색감이 식욕을 돋우고, 아삭한 미나리와 오이, 무 등이 홍어와 잘 어우러진다.

오늘의 주인장 추천 막걸리는 해창막걸리이다. 가격이 좀 비싼 편이지만, 맛을 보기로 했다. 막걸리는 걸쭉하고 달콤한 편으로, 하얀 막걸리와 빨간 홍어무침이 참 잘 어울린다.
모둠전은 주문하고 나서 좀 시간이 걸렸지만, 노릇노릇한 색감이 식욕을 자극한다. "전 먹고 힘내요, 전 먹던 힘까지!"라는 메시지가 가게 안에 적혀 있다. 육전도 먹어볼까 했지만, 이전에 다른 자리에서 먹은 적이 있어 모둠전으로 주문했다. 푸짐하게 담긴 전은 풍성한 느낌을 주고, 많이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

해창막걸리를 계속 마시기에는 부담스러워 평소 즐기는 장수막걸리로 갈아탔다. 깔끔하고 시원하며 달지 않아 좋다. 다음에는 육전에 칠갑산 막걸리나 마셔봐야겠다.

깔끔한 실내와 적당한 좌석 덕분에 손님이 많다. 자리가 꽉 차니 대화하기 어려울 정도다. 자리를 잡으려면 일찍 가거나 늦게 가는 것이 좋겠다.
망원시장의 우이락에서의 즐거운 시간이 이렇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