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그곳에 가고 싶다'] 불갑사 상사화

여계봉 선임기자

불갑사 상사화

 

 

불갑사 가는 길은

온통 상사화의 붉은 바다

 

기구한 이승의 업장을 불사르고

해탈의 피안(彼岸)을 향해

오늘도 꽃대를 올리고 있다

 

불가에서 피안화라고 부르는 상사화

 

한 몸에서 피어도

잎은 꽃을 보지 못하고

꽃 또한 잎을 보지 못하니

 

온몸을 붉게 물들여

가슴으로 밀려오는 

그리움을 대신한다

 

잎이 져야만 

꽃이 피는 꽃

내 고향 집 꽃밭에도 

상사화가 있었지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해

서로를 그리워만 해서

상사화라 한다고

어머니가 말해주셨지

 

석산, 꽃무릇이라고도 불린다. 

 

그때부터 꽃이 피면

어린 내 가슴속 뜰에도

그리움을 간직한 꽃이 피었지

 

저무는 창가에서 

뜰에 핀 상사화를 

애잔하게 바라보시던 어머니

어머니 마음속에도 

그리움의 강이 흘렀을까

 

오늘따라

불갑사 대웅전 창살에 핀 꽃이 

빛바랜 상사화 마냥

우리 어머니를 닮았다.

 

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 포스터(영광군청 제공)

 

*불갑산 상사화 축제: 전남 영광의 불갑사(佛甲寺)는 약 300만㎡ 규모로 우리나라 상사화 최대 군락지로 알려져 있다. 상사화(相思花)는 석산, 꽃무릇이라고도 불리는데, 꽃말은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 즉,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축제가 시작되는 9월이면 일주문에서 불갑사까지 조성된 공원에는 붉게 물든 상사화의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제24회 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는 9월 13일부터 22일까지 열흘간 열린다.

 

 

 

[여계봉 선임기자]

수필가

공학박사

이메일 : yeogb@naver.com

작성 2024.09.10 10:10 수정 2024.09.1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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