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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식당
동인천역 앞 허름한 식당
늙은 할머니 둘이
우거지탕을 시키면서
하나는 국물이 많게 우거지는 조금만
다른 하나는 우거지를 많이 넣고 국물은 적게
할아버지 한 명은
갈비탕을 시키면서
갈비는 두 대만 넣고
당면을 많이 넣어
조금 싱겁게 해 달랜다.
집에서도 저렇게 까탈스러우면
며느리한테 쫓겨날 것 같은
쓸쓸한 노인들 곁에 앉아
잔치국수 한 그릇
말없이 비우고 일어섰다.
기차보다 빠른 것이 세월이다.
[이봉수]
시인
이순신전략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