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르, 석양에 물들다
자다르(Zadar)!
그 이름에서 바다 냄새가 난다
그것도 눈이 시리도록 파랗고 투명한
발가벗고 뛰어들어도 좋을 것 같은 그런 사랑스러운 바다

아드리아해 북부 베네치아에서
바다 건너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이스트라의 별 같은 매력을 지닌 해안가 마을
작열하는 태양 아래
아드리아해의 푸르름을 만끽하는
젊은 영혼들로 가득한 바닷가에는
단 한 번도 같은 소리를 내지 않는
′천의 음색′을 가진 바다 오르간이 있다
바닷물이 철썩일 때마다
바닷물이 공기를 밀어내며
구멍 사이로 소리를 만들어내는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연 악기

지휘자도 연주자도 필요 없다
오직 바람과 바다만이
함께 만들어낼 수 있는 화음이고 음색일 뿐
저 멀리 수평선을 가르며
점점이 뿌려져 있는 크고 작은 섬 위로
엷은 파스텔톤으로
은은하게 색칠된 하늘이
황금빛 노을로 채워진다

바다 오르간에 앉아
여리고 가볍다가
어느새 무겁고 웅장한 소리를 내는
석양이 담긴 해조음을 듣는다
어둠이 내리자
태양의 인사(The Greeting to the Sun)는
해안가를 밝히고
사람들은 그 위에서 춤을 춘다

영화감독 알프레도 히치콕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양이 있는 항구라고 찬탄한 곳
3,000년 역사를 지닌 중세 도시
성 도나트 성당 원형 돔 위로
석양에 물든 낭만이 짙게 드리워진다

※자다르(Zadar): 아드리아해 북부에 있는 크로아티아 서쪽 지방의 도시로, 인구는 약 7만 5천 명이다. 고대 로마 제국의 유물이 많고 구도심은 중세 시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특히 해안가의 바다 오르간에서 해조음을 들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양을 감상할 수 있어 진정한 힐링을 즐기려는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정기여객선이 운항하는데 자다르까지 2시간 정도 걸린다.

[여계봉 선임기자]
수필가
공학박사
이메일 : yeog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