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숙의 시의 향기] 분홍 감기

민은숙

 

분홍 감기

 

 

생기를 포장한 봄이 다가온다

 

편지가 도착하기 전에는

뜯을 수 없는 암호가 걸린 선물

 

분홍 감기가 기다린다

 

훌훌 벗어버린 앙큼한 나신이 눈부신

갓 태어난 꽃의 쿠마리

 

떨림은 천진한 아이 같아서

배반할 줄 모른다

 

배달 사고 난 꽃밭에서 멈춘

 

환상이 쓰인 편지는 두꺼운 옷을 입고 있다

 

노란 편지지가 쿨럭이면

피다 만 봄이 뛰쳐나간다

 

어린 꽃들이 용감한 봄이다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코스미안상 수상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당선

환경문학대상
직지 콘텐츠 수상 등

시산맥 웹진 운영위원
한국수필가협회원
예술창작지원금 수혜

이메일 sylvie70@naver.com

작성 2024.10.16 10:21 수정 2024.10.1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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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