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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성산 아래에서 (87)
홀로 흘러가는 바람은 더 세차게 부는 법이라네
흐르고 또 흐르다가 수만 갈래의 바람을 만나
서로 반갑게 얼싸안고 하나가 되어 노래 부르네
사는 게 지루한 날이면 북성산 아래 작은집에서
몸에서 로그아웃하고 마음에게로 로그인 한다네
허영심 가득한 사람들은 질투라는 가면을 쓰고
고통이라는 바보를 길러내는 쓸모없는 학교에서
일등하겠다고 서로 경쟁하다가 늙어버리고 말지만
나에게서 해방된 나는 애씀도 없고 부족함도 없이
바람처럼 구름처럼 은유로 흐르고 흐르다가
북성산 아래 늙은 소나무에 기대 소주를 마시며
저 밤하늘을 걷고 또 걸어가서 별이 되곤 한다네
내 안에 풀어 논 야생이 지혜의 본능을 깨우면
저절로 삶이 익어가고 저절로 사랑이 익어가서
마음과 마음 사이를 건널 구원의 무기를 얻는다네
아, 바람이 맛을 즐기려면 북성산으로 가야 한다네
아, 인간의 맛을 즐기려면 북성산으로 가야 한다네
아, 생명의 맛을 즐기려면 북성산으로 가야 한다네
“생각 없는 곳이 낙원이라네 그곳에서 생각을 멈추게”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