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겨울 바라기 미워서
떨어지는 건 낙엽인데 왜소해지는
당신이 바라만 보는데도 아련합니다
빽빽했던 침엽수림이 문득
내려다보고만 정수리가 너무 밝아서
눈시울이 단풍이 됩니다
언제 이렇게 소리도 없이 낙엽이 진 걸까요
무정한 바람이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이제라도
슈룹이 되고 싶습니다
한 잎이라도 지킬 수 있게
붉은 건 잎사귀인데 사랑이 왜 붉어질까요
자식 바라기 외사랑은 활활 타오릅니다
장작은 조금만 남았는데
숙성되다 피고 남을 애달픈 마음
미안하고 가련해서 그만 받고 싶은데
가는 사랑이 오는 사랑을 이기지 못합니다
염치도 없이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코스미안상 수상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당선
환경문학대상
직지 콘텐츠 수상 등
시산맥 웹진 운영위원
한국수필가협회원
예술창작지원금 수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