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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시골 마을
빈 집이 늘어났다.
모두들 도시로 떠나고
폐가가 된 빈집들
전설의 고향이 되었다.
마당에는
개망초, 쑥부쟁이, 한삼덩굴 등 온갖 잡초들이
어울렁더울렁
뒤뜰 언덕바지
대나무들이 빈 집을 에워쌌다.
땅속 몰래
야금야금 숨어들어
구들장 뚫고
유월
죽순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대대로 이어온
뿌리를 잘라내고
회색도시로 나가 떠도는
옛 주인들을 위해
아궁이에다 불을 지피듯이
방안 가득 족보를 펼쳐놓았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