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하진 칼럼] 지속 가능한 인류가 되기 위해서

홍하진

[제6회 코스미안상 은상] 당선 소감

 

평소 칼럼을 읽고 있지만 제가 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고 저와는 다른 세계의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남들의 눈에는 작은 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 상이 저의 삶에서는 커다란 물결이 될 것 같습니다.

 

기회를 주신 코스미안과 심사위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속 가능한 인류가 되기 위해서 

 

사람들은 힘이 들 때 산을 거닐며 힘을 받는다. 많은 이들이 평안을 찾고 싶을 때 푸른 산을 향해 발을 옮기곤 한다. 울창한 숲은 사람들에게 많은 위안을 준다. 사람들은 숲속을 걸으며 사회에서 축적된 이산화탄소를 내뱉고 나무들이 뿜어대는 산소를 마음껏 들이마시고 있다. 그런데 인간은 자신 또한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이런 소중한 산들이 최근 불타 들어가고 있다. 타들어 가는 숲속에서 구조된 코알라 사진으로 많이 알려진 2019년 9월 호주 남동부 지방에서 발생하여 2020년 2월 진화된 대규모 산불의 발생 원인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인도양 쌍극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즉, 기후변화 이전에는 번개나 방화와 같은 산불이 비가 내리면서 자연적으로 막을 수 있었는데 기후변화 이후 자연적으로 막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2023년 5개월간 발생한 캐나다 대규모 산불. 

 

캐나다를 덮친 산불의 원인 역시 '기후위기'로 지목됐다. 지난해 국제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캐나다 산불의 강도가 20% 높아졌고 산불의 발생빈도는 최소 2배 이상 높아졌다고 한다. 기후과학자 프리데리케 오토 박사는 "기온 상승으로 캐나다뿐만 아니라 전세계 숲에 부싯돌이 나뒹굴고 있다"며 "화석연료 연소를 중단하지 않는 한 산불 발생 건수는 계속 증가해 더 넓은 지역을 더 오랜 시간 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세계 곳곳에서 산불이 일어나고 있다. 그로 인해 탄소를 흡수해 주는 고마운 존재인 나무와 숲이 축소되고 있다. 이건 단순히 인간이 있을 수 있는 토지의 축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생명줄의 축소를 뜻한다.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사람들의 반응은 극과 극을 달린다. 한쪽에서는 산림들이 불타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환경에 너무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유럽과 선진국들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환경문제는 나 몰라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2024년 인구 5천만 명 이상 국가 1인당 GDP에서 6위를 한 대한민국은 이미 경제적인 면에서 선진국이다. 그리고 환경문제에 대해 눈 가리고 아웅하기엔 대한민국은 영토 대비 세계 1위를 차지하는 골프장의 수, 1인당 명품 소비 비율 1위 등 지구환경에 불명예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과연, 대한민국과 기후위기가 관계가 없을까? 전 세계 탄소 책임 0.1% 몽골, 제조업 등 산업 기반이 없고 인구도 340만 명으로 적어, 2022년 전 세계 탄소 배출량(371억 톤) 중 몽골의 비중은 0.1%(3,789만 톤)에 불과하지만 기후변화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이기심은 초원의 나라 몽골을 살기 힘들게 하고 있다. 멀리 몽골을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이미 기후위기로 크나큰 타격을 받았다. 바로 코로나바이러스다. 기후변화의 결과로 박쥐 종의 전 세계 분포가 변화면서 일어나 바이러스성 감염병 발생에 실질적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이렇듯 기후변화는 종의 분포의 변화를 초래해 인간을 위협한다. 

 

지구와 지구의 생명체는 개별적인 것이 아니다. 인간은 자연과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 지구가 아프면 인류가 존재하지 않고 인류가 없으면 소비는 꿈도 꾸지 못한다. 그런데 왜 우리는 무한한 자원이 있는 것처럼 자원을 소비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끊임없는 개발을 하도록 인류에게 전지전능한 신이 허가라도 내려준 양 행동하고 있는 것이라 착각하고 있는 걸까. 

 

인간의 욕망이 멈추지 않는 지금도 지구는 계속 뜨거워지는 중이다. 2023년 7월 UN 사무총장 제9대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지구온난화’ 대신 ‘지구열대화’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상황의 심각성을 알렸다. 지구열대화, ‘지구가 끓고 있다’란 의미이다. 단지, ‘WARMING’이란 단어를 ‘BOILING’으로 갈음하였을 뿐인데 압박감이 상당하다. 그것은 단순한 단어의 교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편리함의 증가와 함께 급속도로 증가한 지구의 온도는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자동차처럼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변화하는 온도와 함께 생물의 다양성은 감소하고 있고 이 상태로 가면 감소의 대상이 다름이 아닌 인류가 될 것이다. 

 

지능을 소유한 인간은 더 많은 물질들을 만들었고 만들고 있다. 그리고 더 많은 물질들을 소유하기 위해서 자연을 자기의 것인 양 사용하고 그 수를 늘려왔다. 지금도 수많은 공장들이 인간들을 위해 세계 곳곳에서 돌아가고 있다. 농경 생활 이전 시기에 지구 전체의 포유류 중 인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1퍼센트 미만이었던 것에 비해 현재 인간과 인간이 소비하는 가축의 수가 약 96~99%에 이른다고 한다. 지구의 인구는 어느새 80억이 넘었다. 인류는 이미 많은 것을 이루었고 많은 것들을 소유하였는데 인간의 욕심이 끝도 없다. 인류는 스스로 파멸의 길로 걸어가는 줄 모르고 계속 그리고 더 계속 발전하길 원한다. 이러다 영화 돈룩업의 결말보다 인류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할까 봐 두렵기만 하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연결망처럼 나무들도 땅 밑에서 실 곰팡이를 통해 서로 신호를 주고받고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영양분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나무도 그러한데 지능이 높다고 과시하던 우리 인간은 이런 중대한 순간에 대체 무엇을 하는 중인 걸까. 인간은 자연과 공생하기보다 자본주의에 빠져 돈이 전부인 시대에, 소유가 전부인 시대에, 과시가 전부인 시대에 살며 본질은 보지 못하고 스스로 눈을 가린 채 ‘지구열대화’라는 구렁텅이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137억 년의 나이를 지닌 우주는 빅뱅으로 만들어졌고 46억 살인 지구 위에 우리 인간이 있다. 인간은 우주와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원소로 이루어졌다. 빅뱅이란 시작점으로 인간은 만들어졌고 지구 위의 인류를 포함한 생명체들은 기원을 같이 한다. 우리가 숨을 쉬고 산소를 공급받는 숲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간은 죽어서 지구의, 우주의 원소로 돌아간다. 그리고 바람이 되고 비가 되고 눈이 되어 바다를 이룰 수도, 꽃이 되고 나무가 되어 숲을 이루는 자연의 일부로 살아 숨 쉴 수 있다. 인간은 자연과 우주와 연결되어있다. 

 

2024년 여름은 인간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길었다. 인간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여름이 길어졌다는 것에 우리 인간은 무서움을 느껴야 한다. 기상청은 “이상고온과 극단적 폭염·폭우가 발생하는 ‘혹독한 여름’이 길어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각계 전문가와 함께 여름을 포함한 한반도의 계절별 길이 전반을 재설정하는 논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기상학적으로 여름은 ‘일 평균기온이 섭씨 20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는 첫날부터 마지막 날’을 뜻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5월부터 9월까지 여름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었던 한국의 계절은 이제 여름과 겨울 두 계절밖에 남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지구온난화 문제는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무리 소비하며 자신을 과시하는 인간이어도 정해진 순환을 거스를 방법은 없다. 그 점을 기억하고 우리는 우리가 소비하고 무분별하게 낭비하고 있는 생태계가 결국 자신이 돌아갈 곳임을 인지하며 살아야 한다. 우리는 현재 급박한 상황에서 ‘지구열대화’ 문제를 고민하고 올바른 판단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생각에 그치지 말고 할 수 있는 행동을 하여야 할 때이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포기하는 것보다 개인도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해야 한다. 

 

경영자 빌 게이츠의 말처럼 지구온난화에 관심이 있는 기업의 상품을 소비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지금 소비의 양심을 알아야 할 때이다. 당장 저렴한 상품을 사는 것보다 나와 내 자손의 미래에 부담을 덜어줄 환경에 친화적인 기업의 상품을 사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개인의 행동이 모여 소비의 풍토를 바꾸면 나무 하나를 구할 수도 숲 전체를 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작성 2024.11.11 10:08 수정 2024.11.1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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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