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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과 추상
빛바랜 일기가 무심코 찾아왔다
노트에서 벗어난 글자가 제멋대로 흩어져
부유하다 말고 운동장 선을 그린다
기억과는 사뭇 다른 영상이
뇌리에서 노닐던 뉴런과 시냅스는 오류였다고
글자가 맞춘 퍼즐은
갇힌 배열 아닌 자유로운 사유
자음과 모음으로 말미암은 실들이 풀어져
지나간 궤도에 올라타고
수정하는 틀어진 진로
홀로 남아 빛을 지운 색보다 냉철하게 직시하는
연민 따윈 섞지 않는 차가운 심장
문장이 가르는 네이게이션은
파묻힌 추억 묘지 뚫고 부활하는 불멸
명멸하는 조명보다 애틋한 글자
남기자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제4회 코스미안상
제3회 문학뉴스 &시산맥 기후환경문학상
2024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지도 강사
꿈다락학교 시 창작 강사
문화재단 & 예술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이메일 : sylvie7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