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의 대한민국 시골 풍속도] 다락논

김관식

 

다락논

 

 

산골 묵혀둔 다락논

잡초와 나무가 빽빽이 들어앉았다.

 

누렁이 쇠방울 소리

개구리 울음소리

끊어진지 오래 되었다.

 

봄이면 벼를 심고

가을이면 알곡을 거두어들이던

늙은 농부

산기슭에 잠든 뒤부터 

다락논 주위를 맴돌던 잡풀들이

제 맘대로 뿌리내렸다.

 

주인이 뒤바뀐 다락논

부동산중개사들이 들락날락

도시로 나간 농부 자식들

아버지 무덤가 수북이 돋아난 잡풀들은 

가을이면 벌초 대행에게 맡기고

 

해마다 한 차례 

아버지 성묘는 하는 둥 마는 둥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며

다락논에다

노다지 풍선을 부풀리고 있었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4.11.14 09:18 수정 2024.11.14 10:01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우주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동영상 더보기
2025년 4월 24일
2025년 4월 23일
2025년 4월 22일
나는 지금 '행복하다'
2025년 4월 21일
2025년 4월 20일
2025년 4월 19일
2025년 4월 18일
2025년 4월 17일
2025년 4월 17일
2025년 4월 16일
2025년 4월 15일
2025년 4월 14일
2025년 4월 13일
2025년 4월 13일
2025년 4월 13일
2025년 4월 13일
2025년 4월 13일
2025년 4월 12일
2025년 4월 12일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