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선의 연작 詩] 이토록 친밀한 11월 (83)

전승선

 

이토록 친밀한 11월 (83)

 

 

바람이 스산하여 여행을 떠났더니

가을 없는 가을이 홀로 춤을 추네

들판이 텅 비고 내 마음도 텅 비어

마음의 옷을 벗고 허허로워졌다네

허허롭다는 건 자유롭다는 것

자유롭다는 건 걸림 없다는 것

걸림 없다는 건 무소유라는 것

무소유라는 건 지혜롭다는 것

지혜롭다는 건 영혼이 진보하는 것

영혼이 진보하는 건 나를 사랑하는 것

마음 하나가 바뀌면 운명이 바뀌는 법이지

이토록 친밀하게 몰려오고 십일월의 나는

마음 없는 마음 안에서 마음을 찾지만

아하, 지금은 친밀하고 격조 높은 십일월

나는 없고 나의 상태만 존재한다네

 

“이토록 친밀한 11월의 그대여

존재하는 상태가 존재가 생겨나는 근원이라네”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

작성 2024.11.18 09:28 수정 2024.11.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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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