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숙의 시의 향기] 그들의 낮보다 우리 밤이 아름다운 이유

민은숙

 

그들의 낮보다 우리 밤이 아름다운 이유

 

 

울적한 가면을 쓴 먹구름이 밤을 훑어 내리면

그림자 그늘에 숨어있는 고양이들이 숨죽여 울음을 한 방울씩 흩뿌렸다

 

만월이 해산한 적요,

모서리에서 걸어 나온

無心이 포대기에 업고 범람한 어린 밤을 토닥인다

 

철없어 까부는 참새

밤을 태워 달리는 오토바이

안구가 짙은 간담을 밤새 흔드는

사이렌이 간간이 풀 등을 스치며 긁는 밤

 

어제를 투명하게 응시하고 오늘 옆을 걷는 행렬이 새파랗게 어린

 

꿈틀거리는 세로가 선을 그으면

무심천 가슴 안에선 선을 지우는

기도가 어두운 빰에 울려 퍼진다

 

가로 본능은 밤을 고이 지켜내는 방식

습관이 무너지면

왼쪽 심장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는 밤

 

부정맥이 돋아나는 우리를

밤새 안아 인공 호흡하는 무심천

 

오늘도 청주는 포근한

자궁 안에서 평화로이 밤이 찰랑거린다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제4회 코스미안상

제3회 문학뉴스 &시산맥 기후환경문학상

2024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지도 강사

꿈다락학교 시 창작 강사

문화재단 & 예술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이메일 : sylvie70@naver.com

작성 2024.11.20 09:30 수정 2024.11.2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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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