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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풍속도
봄이면 밭둑에
개나리꽃, 살구꽃, 복숭아꽃, 오동꽃
활짝 웃던 고향마을
나무 그늘 때문에
밭농사 안 된다며 모두 잘라냈다.
잡초들이 줄을 이어 돋아나는 밭
비닐을 씌워 풀들이 돋지 못하게 막았다.
그나마 밭을 기웃거리다
밭둑에 겨우 뿌리내린 풀들을
제초제 뿌려 살벌하게 말려 죽였다.
호미 들고 풀들과 싸우며
적은 양의 밭작물 수확도
헤벌쭉 웃던 사람들은 깡그리 자취를 감추었다.
쇠방울 소리 대신
경운기, 트랙터 밭갈이
뒷짐 지고 흥얼흥얼
계산기 두드리는 농부들만 살고 있었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