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선보 칼럼] 겨울왕국이 된 대한민국

심선보

가을이 가면 당연히 겨울이 올 줄은 알았지만, 이리도 강렬하게 올 줄은 예상치 못했다. 첫눈은 마치 동화 속의 한 장면처럼 펑펑 내려, 어느새 대한민국을 겨울왕국으로 만들어 놓았다. 오랜만에 보는 첫눈다운 눈이어서 너무나도 아름다웠지만, 그 아름다운 이면에는 차가운 현실이 숨겨져 있는 것만 같았다. 

 

그저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는 희망만으로 버티고 버텼지만, 최근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쳐 느껴지는 불안함과 긴장감은 첫눈처럼 갑작스레 우리의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특히 부동산 시장과 경제 전반의 얼어붙은 상황은 이 겨울의 차가움을 더욱더 부각하고 있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동장군의 모든 것이 멈춰버린 것처럼 우리 대한민국은 따뜻함과는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폭발적인 인기를 불러온 로제의 아파트 노래만큼이나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차가운 날씨를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나 보다. 

 

부동산 시장은 현재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많은 잠재 구매자가 주택 구매를 포기하고 있다. 거래량은 급감하고,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주택 시장의 문제를 넘어, 가족의 주거 안정성과 경제적 미래에 대한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첫눈이 내려 백색의 평온을 주지만, 부동산 시장의 냉각은 많은 이들에게 차가운 현실을 안기고 있다.

 

다행히도 올해 마지막 있는 기준금리 발표에서 지난 10월에 이어 또다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깜짝 인하했다. 하지만 가계대출 금리가 석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억제하며 은행들이 일제히 가산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지속 상승하는 대출금리와는 달리 예금금리는 하락세를 보이며 은행권의 과도한 예대금리차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제 전반에서도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이중 고통 속에서 서민들은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과 중산층은 경제적 압박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으며, 이는 사회적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겨울의 추위처럼, 이러한 경제적 불균형은 사회의 따뜻함을 위협하고 있다.

 

첫눈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그 아래 숨겨진 얼음처럼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으며, 이는 정치적 갈등과 사회적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적 불안정성이 사회의 단합을 해치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약화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차가운 겨울바람처럼, 이러한 사회적 불안은 우리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든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는 것처럼, 현재의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과 정책이 필요한 때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그들만의 싸움에서 벗어나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대출 규제 강화는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는 여러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소득 계층 간 불균형을 시작으로, 주택 시장의 불균형, 고용 시장의 불균형까지,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며, 보다 포괄적이고 균형 잡힌 접근이 요구된다.

 

첫눈이 내린 대한민국은 아름다움과 차가움이 공존하는 복잡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위축, 경제적 불균형, 사회적 불안이 얽혀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서로의 따뜻함을 잃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 차가운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을 맞이하기 위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혜와 연대가 필요한 때이다. 혼자 있는 겨울은 외로울 뿐이다.

 

 

[심선보]

칼럼니스트

러닝시크릿 대표

아트딜러 / 강사

월간 시사문단 신인상 시부문 작가 등단

저서:초보를 위한 NPL투자 가이드, GPL투자 파이프라인

메일 : ssonbo@nate.com

 

작성 2024.11.29 11:09 수정 2024.11.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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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