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해설을 통하여 극락의 실체를 밝힌 책, 아미타경소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한 번 쯤은 죽음을 생각하게 되고 사후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된다. 극락은 실제로 존재하는 세계일까? 만약 실재한다면 그것이 어디에 있고 어떤 사람이 갈 수 있는 세계일까? 우리나라의 위대한 사상가인 원효대사는 이미 1400년 전에 여기에 대한 해답을 내놓았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직접 설하신 경전인 ‘불설아미타경’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한 ‘아미타경소(阿彌陀經疏)’에서 원효대사는 서방정토 극락세계가 어디에 있고 어떤 모습을 띠고 있는지 잘 묘사하고 있다. ‘아미타경소’는 현존하는 원효 대사의 저술 중에서 ‘무량수경종요’, ‘미타증성게’와 함께 정토사상의 핵심을 전하는 보배로운 저술이다.
그런데 이 ‘아미타경소’도 한문으로 쓴 것이라 요즘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에 양산 오룡골 정토원의 정목 스님이 원문 번역과 함께 쉬운 해설을 곁들여 책으로 펴냈다. 원효사상의 핵심은 ‘일심정토(一心淨土)사상’이다. 일심정토사상은 아득한 서쪽에 있는 ‘타방정토’와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유심정토’를 모두 포용하는 사상이다. 그 핵심은 ‘일체경계(一切境界)는 본래일심(本來一心)’이라는 부처님의 지혜를 깊이 믿는 것이다. 그리고 만나는 인연마다 아미타 부처님의 화신(化身)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면 그들에게 감사하고 보은하는 마음이 저절로 일어난다. 이렇게 믿고 행하면 지혜와 복덕이 저절로 자라나서, 결국에는 한걸음도 움직이지 않고도 시간과 공간을 넘어 두루 모습을 나타내어 보살행을 실천할 수 있다. 이러한 삶이 가장 위대하고 행복한 삶이며 그 자체가 바로 극락이고 정토다. 정토를 현실에서 감득(感得)하기 위해서는 정신을 집중하여 묘관찰지를 통찰해야 하고, 내세에 정토에 왕생하기 위해서는 아미타 부처님의 거룩한 명호를 생각하고 외우는 염불수행을 해야 한다.
무량광명이고 청정의 세계인 정토로 들어가는 데는 네 개의 문이 있다. 오직 부처님 만이 들어가는 원만문, 8지 이상의 보살이 들어가는 일향문, 초지보살 이상이 들어가는 순정문, 그리고 발심만 하면 범부도 들어갈 수 있는 정정취문이 있다. 원만문은 부처님만 수용하는 자수용토(自受用土)이고, 일향문과 순정문은 보살들을 인도하기 위해 보여주는 타수용토(他受用土)이다. 정정취문은 범부를 정토로 인도하는 타수용토이다. 아미타경은 범부도 보리심을 내어 염불하면 정토에 들어갈 수 있는 희망의 문인 정정취문을 보인 것이다. 아미타경에서는 누구라도 일심불란하게 7일 동안만 염불하면 임종시에 아미타부처님을 뵙고 극락왕생한다고 한다. 염불은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쉽고 생산적인 수행법이다.
아미타경소/원효 지음, 정목 해설/아미타경소 [전자책] : 자연과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