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더 깊은 고독의 노래 (80)
산을 열어서 고독을 일으켜 세운 밤
풀어 논 내 안의 야생이 이리저리 날뛰며
서로 복잡하게 뒤엉킨 무지의 인연을
불붙은 악마처럼 마구 파괴하고 있었지
위험한 건 연민이라는 마지막 질병 하나
나는 알았다네 연민이라는 끔찍한 속임수를
끝없는 나약함을 파고들었던 증오조차도
성스럽고 위대한 연민으로 포장되고 있었다네
욕망에 찌든 사람들은 고독의 권력을 원하고
가난에 찌든 사람들은 고독의 권리를 원하네
고독아 정해진 대로 너의 길을 꿋꿋하게 가라
밝음과 어둠이 너와 무슨 상관이란 말이냐
그냥 아무 일 없는 듯 이 시대를 지나가라
시대의 비참함은 고독에게 낯선 일이라네
이런 세상을 동정하는 것은 죄악이지
“그대여, 현명한 사람은 고독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고민만 한다네”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