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의 대한민국 시골 풍속도] 농부시인

김관식

 

농부시인

 

 

개나 소나

시인이 되는 대한민국

문예지마다 신인상제도를 두고 

구독자의 엉터리 작품을 문단 등단이라고

짝퉁문인들 마구 남발했다.

 

퇴물 국문과 교수들 소일거리 

시창작 강의 듣고

농부시인 되었다. 

 

엉겁결에 떠밀려

시인이 된 농부

지역문인단체 회원이 되어

시화전, 시낭송회 기웃기웃

지역명사 탈을 썼다.

 

어쩌다 이름 없는 글 모집에

당선되거나 지역문인단체 감투 쓸 때면

제 자랑 현수막 길거리에 내걸고

마을 잔치 벌렸다.

 

시인은 가문의 영광 

명함 찍어 만나는 사람마다 나눠주고

엉터리 시를 모아 퇴물교수 해설 곁들인

시집 발간하여 출판기념회 열었다.

 

읍내 출판기념회장에는

너덜너덜 지역 유지, 정치인, 농민단체장, 동문회장이 보내온

화환들이 즐비하게 늘어섰다.

 

지역 인물들

꾸역꾸역 몰려들어 와글와글

사회자의 장황한 참석 명사 소개

명사들의 축사, 격려사마다

농부 시인을 추겨 세웠다.

 

불량 씨앗 심으면

한 해 농사 망치는 걸 알면서도

짝퉁시집 내민 농부시인

간이 커졌다.

 

들 뜬 농심에다 다이너마이트

심지에 불인 노벨의 환상

영농 일기 같은 넋두리 문집

 

문학을 싸구려 취미활동으로

신분 상승 정치 수단으로 

풍선 띠운 허수아비 농부  

천박한 문학놀이

시인농부 되었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4.12.19 09:40 수정 2024.12.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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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