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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아는 사이
이복자
시골 버스 타고
인삼 파는 마을을 찾아갔는데
가게 문이 닫혔다.
운전사 아저씨
입소문 전하기 바쁜 승객 몇 분에게
3분이면 된다고 하고 차를 세우더니
인삼가게 옆집 문을 연다.
곶감 가게 아줌마, 어디론가 전화하고
달려온 인삼 집 아저씨
닫힌 문 열고 팔아줘 고맙다며
싸게, 싸게 파는 거라면서 덤 듬뿍 준다.
곶감 아줌마 고놈 잘 생겼다고
곶감 말랭이 한 봉지 손에 쥐여주며
나를 사람들 사이에 끼운다.
마을마다 들러
아는 사람들 타고 내리는
그 버스 되짚어 타고 오는 내내
할머니는 두둑한 인삼 봉지 도닥거리고
난 말랭이 입에 넣고 오물거리며
아는 사이, 정이 푹 들었다.

[이복자]
1994년 『아동문학연구』 동시,
1997년 『시마을』 시 등단.
대한민국동요대상, 한정동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작가상, 김기림문학상 외.
동시집 『삐딱한 윙크』 등 7권,
시집 『피에로의 반나절』 등 8권,
이복자노랫말동요곡집 2권 외 다수.
동요< 새 짝궁> 외 6곡 음악교과서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