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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일회용 컵이야
서 향 숙
털컥…
눈을 뜨니
나와 똑같은 쌍둥이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지 뭐야?
-일회용 컵
수많은 쌍둥이 형제들이
똑같이 불리는 이름이라지
좋은 일 한 번 하고나면
버려지는 몸이니
울고 싶어도
꾹 참고 있는 거야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슬프지 않을 텐데
많은 나무들이
우리들 땜에 사라진다니
마음이 더 아픈 날

[서향숙]
99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방정환문학상, 새벗문학상, 광주문학상 받음,
동시집 『연못에 놀러온 빗방울』,
『찰칵 내 맘 다 찍혔겠다』,
『자음 모음 놀이』, 『땅속 거인』,
동화집『날개달린 사자』, 『하늘 바위』 등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