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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강 (75)
위태로운 사람들은 겨울 강으로 몰려들고
얼음장 밑으로 웅웅웅 흐르는 강물 소리 들으며
고독과 고통 속에서도 신뢰할 만한 위안을 찾아
새처럼 지상을 벗어나 별이 되고 싶었다네
겨울바람도 휘몰아치다가 문득 멈추는데
부조리는 해결하고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
견디고 또 견디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이 빌어먹을 세상을 동정하지 않았을 것이네
겨울 강이여 정해진 대로 네 길을 걸어가라
몰아치는 눈보라가 너와 무슨 상관이더냐
부드러운 햇살과 매서운 바람이 너의 것이기에
위험 없는 세계의 끔찍함도 이겨낼 수 있다네
너를 뒤따르는 천군만마의 수많은 지류가
흐르고 흘러 더 풍성한 물줄기로 거듭나면
고난 끝에 반짝이고 있을 구원의 무기를
침묵의 겨울 강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네
“그대여 진실에는 고통이 수반되기 마련이라네”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