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현수막
작은 정치 모임
별 것도 아닌 감투
지역구 거리에 현수막 내걸고
대단한 일 하는 것처럼 허세부리는
정치인들 따라서
시골 사람들
신상 공개 현수막
새우골 박 아무개 장남, 차녀
시험 합격, 승진 소식
마을 길거리에 내걸었다.
벌초 대행
묘소 이장 전문
맛 집 광고
부끄러운 예술단체 감투나 수상 소식
흔해 빠진 우골탑 박사 학위 취득까지
60년대 가정환경 조사서 같은
자전거, 텔레비전 있다고 자랑하듯
별안간 산지기집에서 거문고를 탄다는
허풍당당 현수막들
옛날 부잣집 시골 영감 장례식
만장기 휘날리듯
길거리마다 즐비한 현수막
그 아래
로드 킬 당한
개 한 마리 쓰러져 있고
파리 떼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