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다방 아줌마
시골 어디에 가도
커피 자판기가 있었다.
깡심으로 버틴 다방만 남아
파리 날리고 있었다.
종업원은
오십대 아줌마
젊은 시절 다방에서 일하고
여태까지 못 떠난 딱한 사정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바람쟁이 개 버릇 못 고친 늙은 농부
참새 방앗간 드나들듯 찾아와
끈적거리는 눈길로 추근거렸다.
그럴 때마다 상냥한 거짓 웃음으로
모닝커피에 달걀노른자 풀어내며
젊은 시절로 되돌아가곤 했다.
신사임당 티켓 끊고
커피 배달 가는 길
하이힐 신고 모델 흉내 걸어봤지만
엇박자 걸음
짙은 화장발
향수 냄새 물큰
우랑우탄 젓 가슴이 출렁출렁
희끗희끗 빛바랜 긴 염색 머리가
사창가 늙은 포주 같아 보였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