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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끊은 겨울밤 (70)
정월 대보름이 다가오니 달은 밝아오는데
코로나 시국에도 앓지 않던 독한 감기에 걸려
부엉이 울어대는 겨울밤을 속절없이 앓았네
계엄으로 한바탕 소란 피워 놀라게 하더니
탄핵으로 세상을 더욱 시끄럽게 몰고가네
세상아 네가 가고 싶은 데로 마음껏 가거라
진실에는 반드시 고통이 수반되는 법이란다
우리는 위험한 삶이 가져다주는 기쁨에 취해
최악인 동시에 최선인 세계에서 발버둥 치네
거리를 물들이는 사람들의 자유의지를 보며
절로 술 생각 나는 겨울밤이 길고 길다네
나는 기러기 날아가는 산골 촌집에 누워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이불을 덮고
간절한 술 생각 떨쳐내며 이 밤 지새고 있네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