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일화의 재발견]
제7화 강태공의 ‘돌아온 아내’
강태공의 ‘돌아온 아내’
(지혜로운 처사로 천하를 평정한 강태공)
중국 주(周)나라의 강태공(姜太公, ?~?)은 혼란스러운 시대에 지혜로운 처사와 통합 능력을 발휘해 천하를 평정한 재상이었다. 그는 병법(兵法)에도 뛰어나서 그 능력을 발휘했고, 작은 나라들을 통합시켜 주나라를 건국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젊은 시절에는 다른 사람들이 지켜보기 답답할 정도로 특별히 하는 일 없이 공부만 하면서 지냈다.
그는 언젠가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때’가 오리라 믿으며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집안일에는 도무지 신경을 쓰지 않았고, 그의 아내는 결혼 후 20년이 지나도록 생활이 나아지지 않고 점점 궁핍해지자 이것을 견디기 어려웠다. 그래서 결국에는 남편을 버리고 집을 나가버렸다.
한편 무왕의 아버지인 서백(문왕)은 인재를 얻기 위해 고심하던 중, 어느 날 사냥을 나갔다가 홀로 낚시를 하고 있는 노인을 만났다. 그 노인은 사람들이 오가는 것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낚시질만 하고 있었다.
서백은 그 노인이 보통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노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몇 마디 대화를 나눠 본 서백은 자신이 찾던 인물이 바로 이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조부이신 고공단보(古公亶父)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예언을 남기셨어요. 앞으로 훌륭한 사람이 나타나 반드시 나를 도울 것이고, 주나라를 크게 키워 줄 거라고 말입니다. 난 지금껏 그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당신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 부디 저에게 가르침을 주십시오."
서백은 그 노인을 바로 스승으로 모셨고, 노인은 서백을 도와 마침내 주나라가 천하를 평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노인이 ‘태공망’또는 ‘강태공’이라 불린 사람으로, 그의 이름은 본래 여상이었다.
태공망이라는 이름은 주나라 문왕의 조부인 고공단보가 기다리던 인물이라는 뜻으로, 여상의 성이 강 씨였기 때문에 ‘강태공’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강태공은 주나라가 건국된 후 제후가 되었고, 새로운 임무를 맡아 고향으로 부임했다. 강태공이 부임하니 그곳의 사람들이 머리를 숙이며 길을 내주었는데, 이때 늙고 초라한 여인의 모습이 강태공의 눈에 띄었다. 왠지 낯이 익은 여인이었다. 그 여인은 제후로 등장한 강태공의 모습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았고, 여인은 고개를 들고 강태공의 앞으로 나왔다.
“오래 전 나의 남편이 이제는 제후가 되셨군요. 옛정을 생각해서라도 나를 용서하고 아내로 다시 받아주세요.”
강태공은 그녀를 바라보더니, 시종에게 물을 한 그릇 떠오라고 했다. 시종이 물을 떠오자 강태공은 그 물을 땅에 쏟아 부었다.
“땅에 쏟아진 물을 이 그릇에 다시 담아보시오. 그대가 이 물을 다시 담는다면 한번 생각해보지요. 그러나 한번 엎질러진 물은 그릇에 담기가 어렵소. 한번 끊어진 인연도 마찬가지라오.”
강태공은 여인에게 잠시 기회를 주었으나 여인이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을 흘리자,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그대로 길을 떠났다.
자료제공 : 투데이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