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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
시골 저수지, 수로는
농사철 젓줄이건만
인근 도시 낚시꾼들이 수시로 찾아와
물고기 잡아가고
쓰레기만 잔뜩 버려놓고 갔다.
한국농어촌공사(韓國農漁村公社)에서 물만 관리하고
물속에 사는 생명도 보호해주지 않고
낚시꾼들이 버린 쓰레기조차도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한국농어촌공사(韓國農漁村空死)가 되었다.
농번기 농부들 눈살 찌푸려도
객이 안방 차지하듯 낚시텐트치고
낚시좌대 앞에 놓고 제왕처럼 의자에 앉아
뚫어져라 물위에 붉은 찌를
휴전선 보초병처럼 감시하고 있었다.
저수지 풀숲에는
용변 보고 그 위에 화장지 덮어놓았다.
빈 술병, 캔, 컵라면 봉지, 비닐봉지까지
마구 버리고 당당했다.
아버지뻘 되는 농부
힘겹게 일하는 모습 보고도
강심장으로 모르쇠 하는
저 오만한 개 버릇
韓國農漁村公私의 엇박자
낚시꾼들이 베스를 닮아가고 있었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