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남자를 위하여 3

고석근

 비겁하게 치마 속으로 손을 들이미는

 때 묻고 약아빠진 졸개들은 많은데

 불꽃을 찾아온 사막을 헤매이며

 검은 눈썹을 태우는

 진짜 멋지고 당당한 잡놈은

 멸종 위기네.

 

 - 문정희, <다시 남자를 위하여> 부분 

 

왜 멋진 남자들이 사라졌을까? 현대사회는 물신(物神) 시대, 인간의 정신적 가치보다는 물질이 우선시되는 시대다. 물질을 갖고 서로 아웅다웅하니 멋진 남자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물질만 많이 가졌다고 여자 눈에 남자가 영웅으로 보이겠는가?

 

물질의 풍요가 낳은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현대인은 말한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큰 역사, 큰 종교, 큰 사상… 이런 것이 사라진 시대다. 그런데, 여자의 마음 깊은 곳에는 인류사의 영웅이 마음 깊이 새겨져 있다. 여성의 내면에는 남성이 있다.

 

융은 내면의 남성을 아니무스라고 한다. 아니무스에는 네 단계가 있다. 첫째 육체적인 영웅, 둘째 낭만적인 남성, 셋째 말씀의 사자, 넷째 지혜의 인도자다.

 

현대사회의 소시민 남자들은 어디에 속할까? 첫째, 둘째까지는 가능할지 모르나, 셋째, 넷째의 남성은 보기 힘들 것이다. 그러니 시인처럼 멋진 여성의 눈에는 남자들이 다들 졸개, 잡놈으로 보일 것이다. 물질을 숭배하는 시대가 극복되어야 멋진 남성들이 등장할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 영웅이 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조셉 캠벨은 말한다.

 

“누구나 영웅의 길을 걷는다”

 

모든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는 영웅이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

 

작성 2025.03.20 10:51 수정 2025.03.2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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