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겐 네 방식이 있다. 내겐 내 방식이 있다. 옳은 방식, 바른 방식, 그리고 유일한 방식, 그런 방식이란 없다. 춤추는 별을 탄생시키려면 제 안에 혼돈이란 카오스가 있어야 한다. 신이 있다면 나는 춤 출 줄 아는 신만 믿으리라. 내가 만난 내 악마는 매사에 진지하고, 철저하고, 심각하며, 엄숙하더라. 모든 걸 지상으로 끌어내리는 중력의 정령으로 그를 통해 만물이 추락한다. 분노가 아닌 웃음으로 죽여줄 수 있으니, 어서들 와서 중력의 정령을 죽여 버리자.”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는 일찍이 갈파했다. 이 큰 스승의 말씀을 문자 그대로 따라 이행하는 수제자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인 것 같다. 얼마 전 뉴욕타임스의 보수 중도파 고정 칼럼니스트 데이빗 브룩스는 그의 칼럼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 그가 백악관을 떠나게 되면 자신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그를 잊지 못하고 많이 생각하며 그리워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모든 정책에 동의하고 찬성해서가 아니고 그의 격조 높은 품격 때문이라고 평했다.
이 ‘격조 높은 품격’에 금상첨화격인 일이 그의 마지막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서 행한 연설 ‘President Obama's 2016 White House correspondents' dinner speech’을 통해 그는 폭소의 웃음잔치를 베풀었다. ‘너드 프롬’이라 불리는 이 미국 언론계의 최대 연례행사는 1921년부터 개최돼 대통령이 기자단을 비롯해 사회 각계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 유쾌하게 평소에 못 하던 뼈 있는 농담으로 먹구름장 같은 어둡고 답답한 정치, 경제, 사회 분위기를 시원하고 가볍게 푸는 피뢰침 역할을 하는 전통이다.
‘너드’는 멍청하고 따분하며 유행 감각이 뒤진 멍청이를 뜻하는 속어로 잘난 체하는 기자들을 빗대어 쓴 단어이고 ‘프롬’은 무도회가 열릴 때 줄지어 입장하는 ‘Promenade’의 준말이다. 이 행사 진행을 맡은 전문 코미디언 래리 빌모어를 무색케 할 정도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유머 감각이 뛰어나다는 오바마를 워싱턴 포스트는 ‘코미디계의 최고사령관’이라며 그의 마지막 공연을 극찬했다. 폭소를 자아낸 몇 대목을 아래와 같이 옮겨본다.
“공화당 인사들에게 고기와 생선 중 만찬 메뉴를 선택하라고 했더니 공화당 출신으로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지도 않은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고르더라. 수많은 기자와 저명인사 그리고 카메라가 있는데도 트럼프가 초대를 거절한 것을 보면 오늘 만찬 식사가 그가 늘 먹는 트럼프 스테이크보다 싸구려라서 그런 것 같다. 공화당 지도부는 도널드가 대통령 되기엔 외교 경험이 부족하다 고 말한다. 그러나 공정하게 얘기하자면, 트럼프는 그동안 여러 해를 두고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을 만났다. 미스 스웨덴, 미스 아르헨티나, 미스 아제르바이잔 등 내년 이맘때면 바로 이 자리에는 다른 사람이 서겠지만 그녀가 누구일지는 다 아는 일이다. 힐러리가 젊은 유권자들에게 접근하려고 애쓰는 걸 보면 이제 막 페이스북 계정을 만든 친척 할머니를 보는 것 같다.”
최근 8년간의 대통령직을 물러난 후 갖게 될 가상의 촌극 취직 인터뷰에서 고용주로 분장한 스티븐이 그에게 어떤 쓸 만한 자질과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러워서 내세울 만한 게 뭐가 있냐고 묻자, 오바마 대통령은 대답했다.
“난 노벨평화상을 탔습니다.”
“아, 그래요? 그런데 그 건 뭣 때문에 탔습니까?”
“솔직히 말하건대, 나도 잘 모르겠어요.”
마크 트웨인은 ‘유머의 숨겨진 바탕은 기쁨이 아니고 슬픔이다.’라고 말했다. 자, 이제 ‘웃음에 관한 18가지 명언’을 잘 좀 생각해 보자.
1. 웃음은 전염된다. 웃음은 감염된다. 이 둘은 당신 건강에 좋다. -윌리엄 프라이
2. 웃음은 만국공통의 언어다. -조엘 굿맨
3. 당신은 웃을 때 가장 아름답다. -칼 조세프 쿠 쉘
4. 나 하나가 웃음거리 되어 국민들이 즐거울 수 있다면 얼마든지 바보가 되겠다. -헬무트 콜
5. 웃음은 살 수도 없고, 빌릴 수도 없고, 도둑질할 수도 없는 것이다. -데일 카네기
6. 유머의 꽃은 슬픈 시대에 핀다. -유태격언
7. 폭소가 터져 나오려고 할 때면, 언제나 문을 활짝 열고 환대하라. -아르투르 쇼팬하우어
8. 만일 이 세상이 눈물의 골짜기라면, 미소는 거기에 뜨는 무지개다. -다트리
9. 성인이 하루 15번만 웃으면 병원의 수많은 환자가 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조엘 굿맨
10. 웃음은 참을 수 없는 슬픔을 참을 수 있는 희망적인 것으로 바꾸어 놓는다. -봅 호프
11. 만일 내가 웃지 않았다면, 나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 -아브라함 링컨
12. 가장 재미있는 일을 이해 못 한다면, 가장 심각한 일을 상대할 수 없다. - 윈스턴 처칠
13. 운명과 유머는 함께 세계를 지배한다. -하비 콕스
14. 일은 즐거워야 한다. 유머는 조직의 화합을 위한 촉매제이다. -허브 켈러허
15.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버트 오벤
16. 웃음은 최고의 결말을 보장한다. -오스카 와일드
17. 유머 감각은 지도자의 필수조건이다. -하드리 도노번
18. 오늘 가장 좋게 웃는 자는 역시 최후에도 웃을 것이다. -니체
서양의 유머가 인격으로 스스로를 웃기는 일이라면 코미디는 성격으로 남을 웃기는 일이며 조크는 말 자체를 웃기는 말장난이다. 그러면 우리 한민족의 구수한 입담과 재치, 관객을 울리고 웃기는 ‘마당놀이’는 신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가히 신격이라 할 수 있지 않나. 그러니 추락한 우리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 우리 고유의 마당놀이 한바탕 질펀하게 놀아 볼거나.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
이메일 :1230t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