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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살이 (64)
강물은 흐르며 스스로를 잊고
나무는 자신의 그림자 밟지 않으며
꽃들은 자신의 향기에 취하지 않지
자연은 결코 거울을 바라보지 않아
유일하게 나르시시즘의 거울을 갖고
스스로를 찬양하는 우리는 에고이스트
쓸데없이 진지한 자연계의 이단아
존재라는 에고의 단단한 갑옷을 입고
블랙홀의 쓰레기통에 발버둥 치네
욕망의 바다에서 신나게 춤을 추자
불타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
격렬한 욕망에 사로잡혀 춤을 추자
그대여, 아무것도 말하지 마라
우리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고
우리의 대답도 중요하지 않다네
그저 가슴 뛰는 대로 살면 그뿐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살면 그뿐
우리는 지금 지구의 휴양살이 중
즐기고 느끼고 사랑하면 된다네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