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 칼럼] 문인은 정신문화의 선도자

김관식

운문과 산문을 구별하지 못한 문인답지 않은 문인들이 의외로 많다. 문학의 기초 지식을 전혀 모르고 있으면서도 알려고도 하지 않고 제 마음 내키는 대로 아무렇게나 글을 쓰면 시가 되고, 산문이 되는 줄 아는 문인답지 않은 사람이 활개를 치고 있다면, 비정상적인 사회일 것이다. 문학을 취미활동으로 하는 사람이 공인되지 않는 문예지들이 추천제나 신인상 제도로 수준 이하의 작품을 쓰는 사람에게 문인 자격증(?)을 주고 찬조금을 요구하는 비정상적인 구조로 가짜 문인을 남발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오직 우리나라뿐이다. 

 

인쇄물 장사를 영업으로 하는 문예지 발행자의 농간으로 문인이 된 사람들이 각 지역의 문인단체에서 문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작품을 잘 써보려는 문인다운 기본적인 자질이나 정신이 없다. 문인을 신분 상승의 자격으로 알고 문인처럼 모방 행동을 통해 자신의 명리적 가치를 실현하려고 하거나 영리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 

 

따라서 작품을 잘 쓰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는다. 문학 이론의 기초 지식이 전혀 없다, 문학작품의 창작 방법을 전혀 모른다. 그러면서도 문학의 기초 지식을 익히기 위해 공부도 하지 않고 노력도 하지 않고 시낭송회나 시화전 등으로 문학 활동에 열을 올린다. 엉터리 작품으로 자신을 문인으로 인정해 주는 문예지에 부끄러운 줄 모르고 발표하며 혼자 만족한다. 

 

옛날 조선 시대 신분이 낮은 천민이 재물을 모아 재물로 양반 자리를 사서 양반 행세를 하며 거드름을 피우는 모양새다. 따라서 이런 분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이 문인이라고 거드름을 피우는 등 문인답지 않은 천박한 행동으로 주위 사람들은 빈축을 사고 있으면서도 진정한 문인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아예 하지 않아서 문제이다.

 

이들은 속물적인 처세술로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을 문인이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문학단체의 감투 쓰기에 심혈을 기울인다. 거창한 감투 명함을 만나는 사람에게 내밀거나 엉터리 작품집을 발간하여 주위 사람에 나누어 준다. 그런데 이 작품집에서는 한결같이 중앙문인단체 높은 감투를 쓴 인물이나 전직 교수들의 칭찬 글로 도배질하거나 같이 찍은 사진을 게시하고, 문학 활동 경력을 너저분하게 홍보한다. 자기의 심혈을 기울인 문학작품집이 아니라 자기 문학적 위상을 뽐내는 홍보물인 것이다. 

 

자기 작품집에 다른 유명한 문인들의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은 스스로가 가짜 문인임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는 마치 정치인들이 높은 지위에 있는 정치인들이나 고위 공무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걸어두고 주위 사람에게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허세를 부리는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문인의 행동이 아니라 시정잡배들의 치졸한 행동을 자신의 작품집으로 하고 있다. 그나마 이런 작품집

이 지방자치기관의 문예지원금으로 발간되고 있다면 무질서한 문예 행정의 실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일 것이다.

 

이들은 문학에는 관심이 없는 가짜 문인들이다. 오직 자신을 문인인 것처럼 신분을 위장하는 데 혈안이 되어있다. 이런 사람들이 문인단체에서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지역 문인단체들은 대부분 높은 자리 감투를 쓰고 있는 문인을 초청하여 속이 빈 강정 같은 문학 강좌를 벌리고 나서 명사와 사진을 찍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꽤 인정받는 문인으로 위장하는 속물적인 추태를 보인다. 

 

그 실례는 각 지역의 문인단체의 기관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 시장, 군수, 의장 지역사회 인사들의 축사나 격려사로 도배질하는 문학단체의 기관지가 있다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해에 한 차례 문인들의 작품발표를 하는 지면은 회원들의 창작품으로 채워져야 옳을 것이다. 그런데 문인단체의 기관지에 장황한 외부 인사들의 글이 주가 된다는 것은 정상이 아닐 것이다. 

 

물론 기관지 발간에 도움 준 분이나 기관, 그 지역을 대표하는 명사 한 두 분의 축사가 들어가는 것은 문제가 될 일은 아니다. 그런데 문인단체 기관지인지 정치선전물인지 불분명한 기관지들이 많다는 것은 소속 문인들이 정치인들에게 아첨하는 모양새다. 어떻게 해석하면, 지역 문인 스스로가 정치인들의 사전 선거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꼴이다. 

 

문인단체의 기관지는 문인들의 알찬 작품이 주가 되어야 하는데도 문인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문인단체의 우두머리가 자신의 명리적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기관지를 이용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기관지를 보면 드러난다. 우리나라 지역 문인단체에서 해마다 발표되는 기관지들이 대부분은 이런 악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주체성 있는 문인 정신이 없는 한심한 작태들이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는 기관지 표지에 지역 정치인들의 이름을 밝혀 문인단체 기관지인지 정치인들을 부추기는 정치인들의 기관지인지 모를 문인단체의 기관지가 발행되고 있다. 이는 바로 스스로가 짝퉁 문인임을 인정하고 있는 꼴이고, 문학작품 창작과는 무관한 문인 정신이 없는 속이 빈 강정들만 모인 비정상적인 문인단체임을 자인하고 있다.

 

문인은 정치인이 아니다. 치졸한 정치인과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은 문인이 아니다. 그리고 문인은 특정 정당을 두둔해서는 안 된다. 중립적이어야 한다. 문인단체의 기관지는 문인 다운 향기가 나는 주체적인 기관지여야 한다. 회원들의 심혈을 기울인 좋은 작품으로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북돋아 주는 향토문학 발전에 이바지하는 기관지여야 한다.

 

문인단체 기관지에 시화전이나 시낭송회, 등 행사 사진으로 도배질하는 기관지, 특정 정치인을 띄워주는 간접적으로 불법 사전 선거운동을 조장하고 있는 기관지, 창작 작품이 아닌 어디서 따온 글들로 지면을 메꾸고 있는 한심한 기관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기관지들이 지방자치기관이나 문예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해마다 발행되고 있다. 국민의 혈세로 발행되는 기관지가 엉터리 글들로 채워진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역 문인단체들이 중병에 걸려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도 그대로 방치하고 속수무책인 우리나라, 이제 문인단체나 문인들의 정화 기능을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지금까지의 후진적인 문인단체의 비정상적인 작태가 제자리를 잡는 방법은 짝퉁 문인들이 문학의 본질에 충실하도록 지역민들의 감시가 필요하다. 그리하여 그들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문인 정신으로 거듭나야 지역 문학이 제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지역의 문인단체로 명리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경제적인 이익을 실현하려는 속물적인 문인들이 기득권을 가지고 문인단체 감투 자리를 독차지하고 끼리끼리 돌려가며 속물적인 행동을 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후손들에게 지속가능한발전의 터전을 마련해주기 위해 정신문화를 선도하는 문인들이 깨우쳐야 한다. 솔선수범해야 한다. 

 

문인은 우리나라 국운을 좌우하는 정신문화의 선도자다. 오늘날 한류 문화가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여 케이팝을 열광하고 한글을 공부하려는 다른 사람들이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는 이때, 정신문화를 선도하는 문인들이 깨어나 이제는 부끄러운 작태를 청산하고 선진문화의 초석이 되는데 앞장을 서야 할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5.04.21 10:39 수정 2025.04.2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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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