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선의 연작詩] 평행선 위에서 (59)

전승선

 

평행선 위에서 (59)

 

 

세상은 자꾸만 묻고 또 재촉하지

그럴 땐 괜찮다고 말해줄 그대가 필요해 

마음 구석 말없이 켜져 있는 조용한 빛 하나

그 빛 하나로 오늘을 견딘다면 그건 기적이야.

나는 고독이라는 이름의 신발을 신고 

길 위의 길에서 단단한 발걸음을 내디뎠어.

존재의 깊은 뿌리에서 솟아오른 선언처럼

저 깊은 내면에서 조용히 목소리가 올라왔어.

 

“네 안의 너를 봐 ”

 

세상은 수없이 많은 방향을 가리켰지만

내 발은 단 한 곳을 향해 떨리며 걸었어

별은 더 멀리 아득하게 빛나고 있었고

날아갈 수 있는 자유의 날개도 없었네

도파민의 마법을 이겨낸 도시의 남자들 앞에

뒤틀린 숱한 갈등을 꺼내놓고 까불었지만

날카롭게 굴린 혀를 깨물어야 할 때가 왔다네

먹고 싸고 낳고 죽는 그 쉬운 것이 인생인걸 

늑골 아래에서 찬 바람 부는 지금에야 알았네

다 괜찮다고 말해줄 그대는 여전히 오지 않고

내 영혼은 평행선을 향해 끝없이 달려가네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

작성 2025.05.05 09:35 수정 2025.05.0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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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