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선의 연작詩] 바람숲의 순례자

전승선

 

바람숲의 순례자

 


마침내 바람숲에 이르러서야 
고단한 몸을 뉘고 바람소리를 들었네


쓸쓸함은 낮게 흐르며 정맥 속으로 사라지고
한 생애의 낡은 기억도 스스로 사위어가면
저 산을 넘어온 별들이 내게로 달려와
두고 온 세상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네


퀭한 눈을 뜨며 마른기침을 하얗게 쏟아내던
아랫마을 고집쟁이 영감이 황망히 떠나고 
주인 잃은 늙은 소도 어디론가 팔려 간 저녁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오지 않는 그대 
살구꽃이 피면 한 줄 문장으로 내게 와
구절초가 질 때 한 편의 시로 살아나려나. 


산머리를 밟으며 올라오는 초승달에게
그리운 이들의 안부를 물었으나
대답 없이 서쪽 하늘로 걸어가고 마네.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

 

작성 2025.05.19 08:41 수정 2025.05.19 09:36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우주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동영상 더보기
장재형목사 - 옥합을 깨뜨린 사랑
신검단 로열파크씨티2ㅣ 약 8천만원 상당 풀옵션 무상제공 #신검단로얄파크..
고양 더샵 포레나ㅣ GTX-A 대곡역 이용시, 서울역 12분· 삼성역 1..
유활의학 마크할용 뇌기능 활성화법
열병식에 등장한 여성민병대, 천안문 들썩!
이효석
아기 고양이들
2025년 8월 30일
채송화
349.친일파 신태악#shorts
이완용은 명함도 못내민다. 최악의 친일 악마 #밀정 #전종형 #친일파
안중근이 이토히로부미 쏘자 조선 왕의 충격적 행동 ㄷㄷ #history
자연과 인문
나팔꽃
도라지꽃
엄마 닮은 아기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